말하는 패턴으로 치매 조기 진단하는 AI 등장
1~2분간 발언한 음성 녹음 파일 분석해 10분 만에 진단
사람 목소리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최첨단 인공지능(AI) 기술로 인지장애 및 치매를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소규모 실험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알츠하이머병협회(AA) 학술지인 《진단, 평가 및 질병 모니터링(Diagnosis, Assessment & Disease Monitoring)》에 게재된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UTSW)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UTSW 피터 오도넬 주니어 뇌연구소의 아이합 하자르 교수(신경학) 연구진은 고급 기계학습과 자연어처리(NLP) 도구를 사용해 206명의 음성 패턴을 평가했다. 하자르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단계에 나타나지만 가족이나 주치의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미묘한 언어 및 청각 변화를 식별하는 데 중점을 두고 AI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114명의 참가자가 가벼운 인지 기능 저하로 평가됐다.
참가자들은 인지능력에 대한 몇 가지 표준 평가를 완료한 후 미술품에 대한 1~2분간의 자발적인 설명을 녹음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AI는 이렇게 녹음된 음성자료를 놓고 음성 운동 제어, 아이디어 밀도, 문법적 복잡성 및 기타 음성 기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어 참가자의 음성 분석 결과를 뇌척수액 샘플 및 MRI 스캔과 비교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 음성 생체지표가 경미한 정신 장애와 알츠하이머병의 상태 및 진행을 얼마나 정확하게 감지하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하자르 교수는 “기계학습과 자연어 처리 기술이 개발되기 전에는 환자의 음성 패턴을 자세히 연구하는 것이 매우 노동 집약적이었으며, 초기 단계의 변화는 사람의 귀로는 감지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새로운 검사 방법으로 경미한 인지 장애를 가진 환자를 발견하고, 특히 표준 인지 평가로는 쉽게 발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치매나 알츠하이머병의 증거가 있는 환자 식별에 탁월한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AI를 통한 분석 전략은 다른 방법보다 훨씬 더 시간 효율적이었다. 기존의 신경심리 검사는 일반적으로 몇 시간이 걸리지만 AI가 환자의 음성 녹음을 캡처해 분석하는 데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하자르 교수는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검증을 마치면 1차 의료기관에서도 치매 위험을 쉽게 선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AI를 통해 치매 조기진단이 이뤄질 경우 환자와 가족이 미래에 대비할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임박한 치매를 유예 내지 지연시키기 위한 다양한 의학적 노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그는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