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급증하는 매독…왜?
2021년 매독 32%, 임질 5%, 전체 성병 7% 증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미국 내 성병이 7%나 증가해 250만 건에 이르렀다고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DC의 레안드로 메나 성병예방국 국장은 “미국의 성병 유행은 둔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이 성병 확산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매독 사례가 1년 만에 32%나 급증했다. 임산부와 아기들에게 전염되는 사례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선천성 매독은 2021년에만 220건의 사산과 영아 사망을 초래했다.
미국 보건공무원협회(ASTHO)의 앤 징크 회장은 “미국에서 예방 가능한 매독과 선천성 매독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몇 년 전 의사가 되기 위한 수련을 받을 때는 매독 환자를 접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정기적으로 매독 환자를 접하게 됐다”며 “페니실린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매독검사를 정기 진료에 포함시킴으로써 성인과 태아를 불필요한 고통, 피해, 심지어 사망으로부터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나 국장도 “선천성 매독은 100% 예방할 수 있다”며 “매독의 증가는 예방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전미성병책임자연합의 데이비드 하비 이사는 “매독, 특히 선천성 매독은 미국 내 성병 확산을 보여주는 지표”라면서 “우리는 이 위기의 심각성에 부합하는 범정부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2021년 클라미디아 감병증은 4%, 임질은 거의 5%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성병은 그 병에 걸린 사람에 대한 낙인 효과가 있기에 과소 보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매나 국장은 "실제 숫자는 아마도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동성애 남성과 양성애 남성, 청년층, 흑인과 아메리카 원주민의 성병 감염률은 월등히 높다. 메나 국장은 “성병 유행 종식을 향한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환자가 발생한 곳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게 맞춤형 현지화 개입 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여성이 정기검진 및 피임을 포함한 생식 건강관리 서비스에 접근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불과 4년 전에 비해 2021년 더 많은 여성이 이러한 서비스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CDC는 보고했다. 실제 2017년 대비 신생아의 선천성 매독은 203%, 전체 매독은 74%, 임질은 28% 증가했다.
사실상 팬데믹 진화에 의료비와 서비스가 집중되다 보니 성병 관리가 소홀해진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메나 국장은 “성병 검사 및 치료를 포함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하면 사람들이 필요한 치료를 받기가 어려울 수 있다”며 “공중보건에 대한 재원 감소와 공중 보건 인프라의 약화로 인해 성병검사가 줄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