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현실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의사 인력 부족하다”(58.4%), “간호사 인력 부족하다”(56.1%)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는 비율(66.7%)도 높았다.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등이 의사 대신 수술 같은 진료 행위 일부를 맡는 의료 현실에 대해 “무면허 불법 의료 행위 절대 금지”(83.4%)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의사 대면 상담시간이 평균 1분(입원)~5분(외래)밖에 되지 않는 데 대한 불만도 컸다.
"의사 부족하다" 58.4%, "간호사 부족하다" 56.1%.
의사가 부족하다는 응답은 전남-울산-전북-충남-대전 등의 순으로 높았으나, 전체적으로 비수도권(59.3%)과 수도권(57.7%) 사이에 큰 차이는 없었다. 수도권 주민도 의사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도시 및 비도시 지역의 차이도 거의 없었다.
이번 조사에서 의사 부족으로 △진료 대기시간 지연 △진료 예약 불편 △충분한 상담 부족 △충분한 설명 부족 등 여러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담 시간에 대한 불만도 높았다. 외래 진료 시 의사 상담 시간에 대한 질문에 ‘5분 이내’라는 응답이 83.1%로 압도적이었다. 심지어 ‘30초’(5.3%)라는 응답도 나왔다.
입원 환자도 마찬가지였다. 입원 시 의사와 대면 상담시간에 대한 질문에서 48.3%가 ‘1분 이내’라 응답했다. ‘30초 이내’도 14.3%, ‘10초 이내’도 6.1%나 됐다. ‘긴 대기시간, 짧은 진료 시간’이 실제 의료 현실임을 뒷받침해주는 조사다.
의사가 해야 하는 업무를 간호사나 방사선사, 응급구조사 등 의사가 아닌 다른 직종의 인력이 대신하는 ‘무면허 불법 의료행위’에 대해선 응답자들은 단호한 태도였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되며 금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무려 83%에 이르렀다. “그래서는 안 되지만 어쩔 수 없다”(14.1%), “환자들이 감수해야 한다”(2.1%)는 응답은 적었다.
간호사 인력이 충분한 지에 대한 질문에 부족이 56.1%, 충분이 43.9%였다. 부족하다는 응답이 비수도권(57.3%)과 수도권(55.2%)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고, 도시(56.1%) 및 비도시(56.2%) 지역에서도 별 차이가 없었다. ‘필요할 때 간호사 찾아도 바로 보기가 어려웠다’( 62.2%)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의대 정원 확대"도 66.7%..."적정의료인력 기준 만들라"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선 찬성이 66.7%로 2/3 가량이었다. 나이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었는데 30대까지는 50% 안팎이었지만 40대부턴 70%대였다. 반대 의견은 9.8%에 불과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응급환자·중증환자 치료, 분만·산모·어린이·재활 치료 등 국민 건강과 생명을 살리는 필수의료 분야에 종사할 의사 인력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2/3 이상 국민이 동의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응답자의 62.5%는 법정 적정 의료인력 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등 의료인력이 안정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적정 의료인력에 관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고 이 기준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조사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 인력 부족이 얼마나 심각한지, 그에 따라 국민이 어떤 불편을 겪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면서 “의료기관이 의사와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필수 진료과를 폐쇄하고, 의사가 없어서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치료 받지 못하고 먼 곳으로 이동하다가 사망하는 비극이 더는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나의 노후와 건강은 누가 돌보나?- 초고령사회, 지역의료 격차 확대, 간병 파산’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