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이 든 물 마시면 자폐아 낳을 수도"
자폐아 출산 위험 최대 46%까지 높아
식수 속 리튬 농도가 높으면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있는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학협회저널 소아과(JAMA Pediatrics)》발표된 미국과 덴마크, 영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CNN이 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ASD)는 사회적 상호 작용, 의사소통 및 행동에 문제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 36명 중 1명이 ASD를 갖고 있다. 4월은 ASD 인식의 달이다.
리튬은 일부 식품과 지하수에서 자연적으로 발견되는 알칼리 금속이다. 리튬은 배터리, 윤활유, 에어컨은 물론 양극성 장애 및 일부 혈액질환 치료에도 사용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미국 식수 내 리튬 농도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
연구진은 미국의 수돗물 속 리튬 농도와 비슷하다고 추정되는 덴마크 상수도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151개 공공 상수도의 리튬 농도를 분석했다. 그런 다음 덴마크의 시민등록시스템의 주소정보를 사용해 임신한 여성의 집에 어떤 상수도가 공급되는지 확인했다.
연구진은 ASD가 있는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을 비교한 결과 리튬 수치가 높아지면 ASD 위험도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중 리튬 농도가 가장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식수 내 리튬 농도가 가장 낮은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보다 ASD 진단을 받을 확률이 46% 더 높았다.
연구진은 산모의 나이와 임신 중 흡연 여부 등 자폐증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다른 요인들을 통제한 뒤에도 이 같은 결과가 유지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리튬 수치는 모든 유형의 ASD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켰다.
연구 책임자인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게펜 의대의 베이트 리츠 교수(신경과)는 “리튬은 임신과 유아기의 신경 발달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WNT라는 단백질이 수용체가 되는 WNT 신호경로는 뇌 발달과 자폐스펙트럼장애에 중요하는 역할을 하는데 동물실험 결과 리튬이 이 신호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토대로 임산 중에는 정수된 물을 사용하고 그 물의 리튬 농도도 검사해볼 것을 권했다. 생수 역시 일반 식수원의 물이기에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리츠는 덴마크 수돗물의 리튬 수치는 낮은 수준에서 중간 정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USGS의 2021년 연구에 따르면 공공 우물의 약 45%와 미국 가정용 공급 우물의 약 37%가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리튬 농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튬은 우울증과 양극성 장애 치료 약물로도 사용된다. 유산이나 선천적 결함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임산부가 리튬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다른 연구에서는 식수의 리튬이 성인 발병 신경 정신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하버드대 의대 데이비드 벨린저 교수(신경학 및 심리학)는 “이러한 모든 연관성이 타당하다면 식수 내 리튬에 대한 지침을 개발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레인보우자폐증센터의 맥스 위즈니처 소장은 “흥미로운 연관성이지만 인과관계는 확실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정신 건강 장애로 리튬을 복용하는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자폐증과의 연관성을 보여주지 않았으며, 이 여성들은 수돗물에서 발견되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리튬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pediatrics/article-abstract/2803171)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