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화재에 '북괴 공작' 괴담까지... 기상청 지목한 원인은?
산불 발생의 98% 차지하는 것은 인재
서울 인왕산 등 전국에서 대형 화재 소식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올봄 오랫동안 이어진 건조한 기후의 영향이라지만, 동시다발적인 산불과 화재 사고에 온라인 일각에선 '북괴 공작'이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등장했다.
이에 코메디닷컴은 기상청을 통해 이날 전국의 화재 상황과 최근의 건조한 기상 상황의 연관성에 대해 확인했다. 기상청은 이날의 산불 상황을 최근의 날씨와 지난 주말(1~2일)의 상황이 겹쳐진 탓이라고 해석했다.
기상청 우진규 통보관은 "그 전부터 계속 대기가 건조했던 데다 어제(2일)는 특히 순간 풍속이 시속 35㎞ 안팎을 기록할 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면서 "산불이 발생한다면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는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의외의 원인을 지목했다. 우 통보관은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지점은 산불의 98%가 사람이 원인인 '인화(人火)'란 점"이라면서 "특히 어제 같은 경우 봄꽃이 절정으로 피면서 전국에 엄청나게 많은 나들이객이 몰렸고 그만큼 산불이 많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지난 주말 꽃놀이를 나온 등산객의 실수로 발화한 산불이 최근 기상 조건에 맞아떨어지면서 화재의 강도나 면적을 키웠고 전국의 동시다발적인 대형 산불로 번졌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3일 오전 인천 부평에서 발생한 건물 화재에 대해선 조사 결과가 나와야겠으나 건조한 기후의 영향을 고려하긴 어렵다고 봤다. 우 통보관은 "건조한 기후와 같은 자연적인 요인은 대개 산불을 위주로 얘기한다"면서 "도시의 공장, 건물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여러 가지 조건에서 다양한 설비의 문제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관련기사=인천 부평 롯데시네마서 불… 화재 건물 갇혔을 땐? (https://kormedi.com/1579736/)]
◆초여름 날씨도 영향... 4~6일 단비에 일단 '건조 해소'
우 통보관은 최근의 건조한 기후를 강우량 부족과 급격하게 높아진 기온의 영향으로 해석하면서, 4일부터 전국에 내릴 단비가 일단은 급한 불을 끌 것으로 보인다.
우 통보관은 "우리나라의 겨울과 봄철은 일반적으로 강우량이 적기 때문에 최근의 강수량이 적었다곤 해도 평년 대비 절대적으로 감소한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최근 초여름 날씨를 보일 정도로 기온이 꽤 높았던 탓에 대기가 건조도가 더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일(4일)부터 모레, 혹은 글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단비가 일단은 대기의 건조한 상황을 조금 해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4~6일 사이 전국에 50~60mm 내외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다만, 지역에 따라 10mm 이하의 적은 양이 내리거나 제주도나 남해안, 지리한 부근 일대를 중심으론 30~80mm까지도 비가 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