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센다 품절대란 없어진다?... WHO, 필수의약품 지정 논의
비만치료제로는 최초... 위고비도 검토 가능성
높은 체중 감량 효과로 최근 '품절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던 '삭센다'가 조만간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 목록에 오를 수도 있다. 필수의약품은 건강권 확보를 위해 각국에서 '충분한 공급'을 보장받아야 한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WHO는 삭센다 등 비만치료제의 필수의약품 지정 신청 내용을 다음 달 중 검토할 예정이다. 검토를 통과한다면 비만 치료제로는 처음 등록된다. WHO 필수의약품 목록은 1977년부터 2년마다 갱신한다. 올해 9월 중 23번째 개정 목록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는 최근 미국 의료진 4명이 삭센다의 유효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를 포함한 비만치료제와 복제약(제네릭)에 대해 WHO 필수의약품 지정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캘리포니아대 샌디프 키쇼어 교수와 예일대 뉴헤이븐헬스의 샌저너 개리멜러 박사 등은 신청 사유에 대해 "최근 빈곤국에서조차 비만·과체중으로 인한 심장병 등의 사망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체중 관련 질환의 건강 악영향이 커지고 있음에도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하는 치료 약물이 필수의약품에 없다는 것은 건강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WHO는 전문가로 구성한 자문위원회를 소집해 오는 9월까지 리라글루타이드에 대한 '체중 감량 치료' 근거를 평가할 계획이다.
자문위가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 외에도 더 많은 종류의 비만 치료제를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청 사유가 비만·과체중 치료를 보장하기 위한 건강 형편성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삭센다를 개발한 제약사인 '노보디스크'의 또다른 제품인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가 함께 검토될 가능성을 전망했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6억 5000만 명이 넘는 성인이 비만 상태다. 1975년 당시의 인구 대비 비율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세계 과체중 인구는 13억 명 수준이다. 특히 70%의 과체중·비만 인구가 저소득과 중간 소득 국가에 몰려 있어 국제적인 공동 대응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삭센다와 위고비는 모두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기에 비만 치료에 대한 장기적인 안전성과 유효성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일각에선 비교적 높은 수준의 가격을 놓고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삭센다와 위고비는 스스로 주사하는 방식이다. 두 약물 모두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 비만치료제로 인기를 끌어 전 세계적으로 수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1일 1회 주사하는 삭센다는 최대 5~10%, 1주일에 1회 주사하는 위고비는 최대 10~15%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된다. 국내에 도입된 삭센다의 4주 투여비용은 7~13만 원 선, 국내에 아직 도입되지 않은 위고비는 미국 기준으로 4주간 1300(약 170만 원)달러 이상이다.
필수의약품은 국민보건을 위하여 국가가 반드시 갖추도록 WHO가 권고하는 의약품이다. 국가는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공급량, 가격 등에서 모든 국민이 이들 약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각국은 이를 의약품 구매계획과 의료서비스의 지침으로 활용하며 국내에서도 이를 기준으로 2019년부터 국가필수의약품을 지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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