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극복, 스트레스 관리가 역시 중요!... 재발률 최대 153%↓
삼성서울병원, 대장암 환자 7년간 추적 분석
최근 국내 연구진이 암 치료에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임상적으로 재확인했다. 암 투병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큰 경우 재발·사망률이 최대 153%나 높아졌다.
이는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 김희철∙신정경 교수(대장항문외과), 암교육센터 조주희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팀의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수술 치료가 가능한 대장암 환자의 스트레스 정도(디스트레스)와 재발·사망 사이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밝혔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 2014년 7월부터 2021년 7월 사이 원발성 대장암 진단 후 암종양 절제수술을 받은 환자 1372명을 추적 분석했다.
그 결과 대장암 진단 시 스트레스 정도가 컸던 환자들은 재발과 사망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28~84%까지 높아졌다. 병세가 깊은 대장암 4기에선 최소 26%에서 최대 153%%까지 재발·사망률이 크게 뛰어올랐다.
이를 질환 발생률 단위로 환산하면 스트레스가 낮은 환자들의 재발·사망률은 1000인년(person-years)에 50건 수준이었으나 스트레스가 높은 환자는 67.3건, 매우 높은 환자는 81.3건까지 높아졌다.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의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환자 자기 평가결과(PRO)'와 미국종합암네트워크가 개발한 '디스트레스(Distress) 체크리스트'를 활용했다. 디스트레스 점수가 4점 미만이면 스트레스가 낮은 정도, 4~7점은 높은 정도, 8점 이상은 매우 높은 정도로 분류했다.
디스트레스란 암 진단과 치료로 인해 환자와 가족이 겪는 신체·정신·사회·영적 고통을 통칭하는 말이다. 암환자의 40%가 진단 시 심각한 우울감과 불안감 등을 겪는데, 이 역시 디스트레스 경험이다.
국제정신종양학회는 디스트레스를 혈압, 맥박, 호흡, 체온, 통증에 이어 6번째 신체 활력 징후로 정의하고, 모든 암환자의 진단, 재발, 완화치료 시작 때마다 이를 측정·관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은 2014년부터 디스트레스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조주희 교수는 "암 치료를 시작하기 전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알리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앞으로도 암 환자의 디스트레스를 중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유명 학술지인 '미국외과학회지(Annals of Surgery, IF = 13.787)'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