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없는 지방 소도시 없어지나?
전국 지자체 30%, 無산부인과... 국회, 종합병원 개설 의무화 추진
지방 소도시 곳곳마다 산부인과가 부족하다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가 종합병원 내 산부인과 개설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학용 의원(국민의힘, 경기 안성)은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100병상 이상 300병상 이하인 종합병원이 필수적으로 산부인과를 개설해 전속 전문의를 유지하도록 한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는 산부인과를 개설하는 종합병원에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앞서 산부인과의사회는 2021년 말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행법상 난점으로 지방 소도시 종합병원이 산부인과 존속을 쉽게 제외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필수 진료과목에 산부인과가 포함하지만, 인력 부담이 크고 의료사고 위험도가 높은 산부인과를 제외한 3개 과만 유지해도 종합병원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의료법상 100병상 이상 300병상 이하 종합병원은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중 3개의 진료과목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를 포함한 7개 이상의 진료과목을 갖추고 각 진료과목마다 전속 전문의를 두도록 규정한다.
김학용 의원은 "최근 출산율 감소로 산부인과와 분만실의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산부인과 개설 의료기관이 한 곳도 없는 지역이 발생하고 있다"며 "의원급뿐 아니라 종합병원도 경제적인 부담 등을 이유로 산부인과를 진료과목으로 두지 않으려는 경향은 분만 의료체계 붕괴를 우려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김 의원은 보건복지부에서 제공받은 '분만산부인과 현황' 자료 역시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말을 기준으로 전국의 분만 산부인과는 584곳이 집계됐다. 2018년 713곳과 비교해 129곳 줄었다. 같은 기간 138곳의 산부인과가 개소했지만, 297곳이 폐업했다.
자료에선 같은 시기를 기준으로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68개의 시·군·구에서 분만 산부인과가 전무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전체의 30%가 넘는 수치다.
김 의원은 "(지역구인) 경기 안성시만 해도 인구 19만 명의 수도권 도시이지만,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전무하다"면서 "출산율 제고뿐 아니라 여성 건강을 위해서도 무너지고 있는 산부인과 인프라 회복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