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윤정희도 투병... 한국인 7대 사망원인, 무엇?

노인 인구 증가에 10년 새 치매 급증... 조기 진단·예방이 핵심

이창동 감독의 2010년 영화 ‘시’에서 미자를 분한 배우 故윤정희 씨 [사진=파인하우스필름]
20일 영화배우 윤정희 씨가 79세로 별세했다. 그의 마지막 모습이 직접 공개되진 않았지만, 윤 씨가 2017년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 이후 고된 투병 생활을 이어왔던 만큼 해당 질병이 사망 원인 중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라면 '노환'으로 사망했다고 여겼겠지만, 최근 들어 노인성 질환인 치매는 한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급부상했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그만큼 노년층 인구가 늘어난 탓이다. 동시에 기술 발달로 노환의 다양한 증상을 여러 노인성 질환으로 세분해 관리·치료하면서 사망 원인을 더욱 명확하게 밝혀낼 수 있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치매 비롯 노인성 질환, 주요 사망원인 급등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통계'에서 한국인은 암으로 가장 많이 사망했다. 4명 중 1명꼴이다. 공식 통계를 집계한 이래 지난 40년 동안 순위는 그대로였지만, 암 사망률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2011년 10만 명 중 143명이 암으로 숨졌지만, 2021년에는 161명으로 늘었다.

암 이외에도 눈에 띄는 부분은 알츠하이머 치매와 폐렴, 패혈증 등이다. 대표적인 노인성 사망 원인들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10년 전인 2011년에만 해도 10대 순위(11위)에 오르지 않았던 알츠하이머 치매는 2020년부터 2년 연속 7위를 기록했다.

인구 10만 명 중 알츠하이머 치매 사망자 수도 2020년 14.7명에서 15.6명으로 소폭 늘었다. 알츠하이머병 외에 다른 종류의 치매까지 합할 경우 20.2명까지 늘어난다. 성별로는 여성(10만 명 중 27.4명)이 남성(12.8명)보다 2.1배 높았다.

질환이나 치료 합병증 등으로 발생하는 폐렴이나 패혈증 순위가 높아진 것도 노인 인구 증가와 맞물려 있다. 폐렴은 2011년 6위(17.2명)에서 10년 새 뇌혈관 질환을 제치고 3위(44.4명)로 올라섰다. 감염병이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는 패혈증 역시 2011년 14위(3.7명)에서 10년 사이 9위(12.5명)가 됐다.

◆ "치매, 과거와는 다르다"... 조기 진단·예방이 핵심

치매 치료와 관리에 있어서 조기 진단과 예방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지금도 치매는 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뇌 손상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 관리할수록 기억 손실, 인지기능 저하와 같은 치매 증상 진행을 저지하는 효과 역시 좋다. '아두카누맙'이나 '레카네맙' 등의 치매 항체 치료제가 자리잡는다면 더더욱 그렇다. 치료제의 투약 시기 역시 빠르면 빠를수록 치매 치료 효과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지금도 국내에는 치매 조기 진단을 위한 체계적인 치매 관리 시스템이 마련됐지만, 여전히 환자의 입장에선 치매 진단이 두렵고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다. 현재로선 인지기능 검사와 아밀로이드 PET-CT 촬영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치매 유발 가능성을 확인할 수도 있지만, 비용면에서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다수다.

의료계에선 이러한 환자들의 불편함을 없애고 치매 조기 진단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간단하게 치매를 진단하는 방법도 꾸준히 연구 중이다. 일례로 혈액만으로 치매를 진단하는 키트는 물론, 채혈 조차 없이 진단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니들(현미침)을 사용한 스마트패치를 피부에 붙이는 방식의 진단 키트 연구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대한치매학회 역시 최근 치매 예방과 관리 시기를 치매 초기 단계에서 전(前) 단계 치매로 불리는 '경도인식장애'로까지 더욱 앞당기려는 논의를 시작한 상태다.

바이오젠과 에자이제약이 개발한 치매 항체 치료제 '레카네맙' [사진=에자이제약]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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