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의 60%는 이미 코로나19에 노출돼(연구)
3분의 1은 아직 노출되지 않았기에 향후 감염 위험 있어
세계 인구의 5분의 3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세계보건기구(WHO)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온라인 의학전문지 《플로스 의학(PLOS Medicine)》에 발표된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데이’가 11일(현지 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 감염 규모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미국에서 100만 명 이상이 코로나로 사망했고, 전 세계적으로는 650만 명 이상이 사망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경미한 증세를 겪거나 무증상 감염자도 많기 때문이다.
이 의문을 풀기 위해 이사벨 베르제리 WHO 연구원이 이끄는 다국적 연구진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5월 전 세계에서 수행된 965개의 혈액 항체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실제 노출된 실제 인구를 추적했다. 분석 대상은 534만 명 이상이었다. 혈액 항체 검사는 과거 감염이나 백신 접종을 통해 SARS-CoV-2에 노출된 인구가 얼마인지를 잴 수 있는 시금석으로 간주된다.
분석 결과, 2021년 9월 현재 세계 인구 5명 중 3명이 SARS-CoV-2에 대한 항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건당국에 보고된 감염사례는 실제 코로나19 감염 사례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2021년 6월부터 9월 사이 실제 보고된 사례 1건당 10.5건의 감염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해당 기간 보건당국이 파악한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전체 감염 사례의 약 9.5%에 지나지 않는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또 2020년 7월부터 9월 사이 보건당국에 보고된 사례 1건당 51건 이상의 감염 사례가 발생해 실제 보고된 사례는 전체의 약 2%밖에 되지 않았다고 추정했다.
과소평가된 수치는 세계 지역마다 달랐다. 빈곤지역일수록 과소신고 가능성이 높았고, 백신 접종보다는 감염으로 인한 양성반응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2020년 중반 소득이 높은 북미에선 감염 사례의 거의 30%가 보고됐으나 동부 지중해에선 0.5%의 감염만 보고됐다고 봤다. 또, 2021년 중반까지 북미에선 거의 56%의 사례가 보고된 반면 아프리카에선 0.6%의 사례만 보고됐다는 것.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 3년째에 접어든 현재 코로나19 감시를 위한 다음 단계의 조치는 다른 신종 호흡기 병원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혈청 검사를 위한 광범위한 글로벌 시스템이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들은 또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코로나에 노출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어 향후 감염 위험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사우스 나소 병원의 감염병 책임자인 애런 글랫 박사는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항체를 지닌 사람도 재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은 사스-CoV-2가 앞으로 인간 삶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제 코로나19를 독감처럼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국립감염병재단의 의학이사인 윌리엄 샤프너 밴더빌트대 교수는 이에 동의하며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오래전에 집단면역에 대해 말하는 것을 멈춘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plos.org/plosmedicine/article?id=10.1371/journal.pmed.1004107)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