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시간 길수록 과음?
벨기에 연구팀 “근무 시간 길수록 알코올 섭취량도 늘어나는 경향”
퇴근 후 간절한 든든한 한 끼, 술과 함께 하면 세상이 모두 내 것 같다. 치킨에 맥주를 먹을까 곱창에 소주? 파전에 막걸리도 당긴다. 직장인들에게 저녁 술은 삶의 원동력과 같다. 과음은 다음 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비만과 성인병을 유발하는 등 건강을 해치므로 경계해야 한다.
적정 음주량은 얼마나 될까?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만든 ‘한국인 음주 가이드라인'은 성인의 경우 ▲남성은 주당 8잔 ▲여성은 4잔 이하다. 1회 최대 음주량은 ▲남성 3잔 ▲여성 2잔 이하다. 가이드라인의 표준 한 잔은 미국국립보건원 발표를 따라 순수 알코올 14g으로 설정했다. 맥주 1캔, 작은 병맥주 1병, 와인 1잔(약 150mL), 양주 1잔(약 45mL), 20도 소주 1/4병(90mL), 막걸리 1사발(300mL) 정도다. 평소 술자리를 생각해보면 대부분 직장인이 적정량보다 훨씬 '많이' 또 자주 술을 마시고 있다.
과음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벨기에 루뱅카톨릭대의 연구에 따르면 근무 시간이 긴 사람은 알코올 섭취량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루뱅카톨릭대 연구팀은 기존 연구 데이터를 활용해 10만 5000여 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근무 시간 시간이 긴 사람일수록 알코올 섭취량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주일에 41~48시간 일한 사람들은 35~40시간 일한 사람에 비해 평균 10.4g의 알코올을 더 섭취했다. 특히 일주일에 49~54시간 일한 사람들은 17.7g의 알코올을 더 섭취해 근무 시간이 길수록 알코올 섭취량이 크게 증가했다.
이 알코올 양을 실제 마시는 술로 바꿔보면 10.4g은 ▲맥주 240ml ▲작은 잔으로 와인 한 잔이고, 17.7g은 ▲맥주 약 475ml ▲큰 잔으로 와인 한 잔이다.
연구팀를 주도한 로드 가데리스 교수는 “장시간 근무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준다”며 “술을 마시면 긴장도 풀리고, 길고 힘든 일주일을 보낸 후 자신이 대접받을 자격이 있다고 느껴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음을 피하려면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지 말고 술자리 시간보다 양을 정해두고 마시는 게 좋다. 흔히 ‘10시까지만 마시자’라고 한다면 그 시간이 되기 전에 많이 마셔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음주 속도가 빨라져 과음으로 이어진다. 알코올 섭취량을 정해두고 마시면 천천히 마시면서 ‘맛’을 느낄 기회가 늘어난다.
안주는 칼로리가 낮고 포만감을 채울 수 있는 두부나 샐러드, 과일 등이 좋고 갈증 나게 만드는 맵고 짠 국물이나 기름진 튀김을 피하자. 다음날 숙취를 예방하기 위해선 술 한 잔을 마실 때마다 같은 양의 물을 마시고 음주 전 두유나 이온 음료 등을 섭취해 속쓰림을 방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