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충 구충제 코로나19에 효과?...구충제 논란 재점화하나
"촌충 구충제 니클로사미드가 코로나19 환자의 염증을 억제"
촌충 구충제인 니클로사미드가 코로나19 환자의 염증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구충제 효과를 둘러싼 여러가지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이 연구 결과가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브라질 상파울루대(USP)가 실시한 동물 및 인간 세포 실험에서 니클로사미드가 SARS(사스)-CoV-2 복제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염증 반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의료매체인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는 21일(현지시간) 이 연구 결과를 알리면서 “효과를 알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구강으로 투여되는 니클로사미드는 코로나19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 논문의 저자인 리베이랑 프레토 의과대학(FMRP-USP) 잠보니 교수는 “니클로사미드를 구강으로 복용하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약을 폐로 직접 전달하는 제제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니클로사미드는 방어세포에 있는 단백질 복합체인 '인피라솜'으로 알려진 면역체계를 억제해 항염증 효과를 낸다. 인피라솜이 활성화되면 '사이토카인'으로 불리는 염증성 분자가 생성된다.
니클로사미드는 신체 세포에서 원치 않거나 손상된 분자를 제거하고 재활용하는 중요한 과정인 오토파지를 촉진한다. 오래된 세포는 파괴되고, 세포 구성 요소는 재활용되는 과정에서 세포 안에서 SARS-CoV-2의 복제를 억제한다.
연구진은 항바이러스에 가장 유망한 3가지 약을 선정해 SARS-CoV-2에 감염된 쥐와 코로나19 환자의 백혈구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또 약물이 코로나 관련 염증에 깊이 관련된 면역세포인 대식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한 결과, 니클로사미드가 가장 좋은 결과를 낳았다. 연구진은 니클로사미드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1단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니클로사미드는 수년 동안 시판되어 왔으며 주로 촌충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처방됐다. 최근 잠재적인 항바이러스 작용으로 인해 연구자들 사이에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코로나19 출현 이후 코로나에 걸린 자녀에게 구충제를 먹여 숨지게 한 사례가 나타나는 등 구충제 효과에 대한 논란이 거셌다. 지난 4월에는 구충제 이버멕틴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48시간 안에 죽인다는 호주 모니쉬대의 세포실험 결과가 보도되기도 했으나 지난 9월에는 코로나19 치료에 유효하지 않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는 대웅제약이 구충제로 코로나 치료약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