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여성, 임신 사실 몰라도 담배 줄여" (연구)
임신 5주~10주 니코틴 거부하는 메커니즘 작동할 가능성
임신한 사실을 알기 전부터 몸이 알아서 흡연에 대한 거부 반응을 보이는 여성들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중독생물학(Addiction Biology)》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임신 전 흡연하던 416명의 미국 임신부를 대상으로 임신 추정일 전후 그들의 일상적인 흡연 습관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 그 결과 조사대상 여성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될 때까지 몇 주 동안 하루 한 개비씩 담배를 줄였음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그들이 임신을 계획하고 있었기에 금연을 위해 담배를 끊으려는 의식적 노력의 결과라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계획하지 않은 임신을 한 흡연여성을 대상으로 재조사를 했으나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논문의 제1저자인 노스웨스턴대 파인버그의대의 수나 황 마시 교수(정신과)는 "조사대상 여성은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이후 흡연을 줄였지만 완전 금연에 성공한 경우는 소수였다면서 임신했다고 금연이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신기간 동안 니코틴에 대한 욕구를 무디게 할 수 있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있을 수 있기에 이를 밝혀낸다면 금연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시 교수는 임신 초기에 일부 흡연자들은 담배 냄새나 맛에 구역질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덧 증상과 관련이 있는 ‘인간융모생식샘선자극호르몬(hCG)’의 수치가 임신 5~10주 사이에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는 "여성들이 임신 사실을 모르면서 흡연을 억제하게 된 시점이 이 시기와 일치한다"면서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흥미로운 발견”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검토한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의 파나기스 갈리앗세이토스 교수(폐전문의)는 “임신이 니코틴의 신진대사를 빠르게 하기 때문에 실제로 담배를 더 피우는 여성도 있다"면서 임신 전에 금연에 대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시 교수에 따르면 미국 내 임신의 약 절반은 계획하지 않은 것이기에 임신 사실을 알고 난 뒤에야 금연하려는 흡연여성이 상당수다. 이런 여성들일수록 상담이 필수적이라고 갈리앗세이토스 교수는 조언했다. 건강한 방법으로 금연 스트레스에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줄 뿐 아니라 니코틴 대체요법이나 약물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경우에도 전문가와 상담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onlinelibrary.wiley.com/doi/epdf/10.1111/adb.13245?utm_campaign=R3MR425&utm_medium=paidsearch&utm_content=Medicine&utm_source=google)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