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삶, 어떻게 바뀌나...핀란드의 경우

일상생활 분석…심장병·당뇨병 위험 새삼 일깨워

은퇴하면 잠을 많이 자고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줄어든다. 당뇨병, 심장병 등을 예방하려면 앉아서 지내는 시간을 확 줄이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은퇴 후 평균적으로 얼마나 잠이 늘고 신체활동이 줄어드는지 대략 가늠해볼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투르쿠대 연구팀은 ‘은퇴 및 고령화 연구(FIREA)’의 하나로 공공 부문 근로자 551명의 은퇴 전 1주일과 은퇴 후 1주일의 24시간 움직임을 손목에 차는 장치(가속도계)로 분석했다. 참가자 평균 나이는 63.2세였고 86%가 여성이었다. 여성의 65%, 남성의 68%가 은퇴 전에 비육체적 근로자로 일했다. 연구 결과 은퇴하면 잠을 상당히 더 자고, 더 많이 앉아서 지내는 반면 모든 강도의 신체활동을 상당히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운동 등 몸을 움직이는 신체 활동에 쏟는 시간이 평균 약 81분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핀란드 투르쿠대 크리스틴 수오르사 박사(박사후 연구원)는 “은퇴 전에 하던 중등도 또는 격렬한 수준의 신체활동을 은퇴 후에 훨씬 덜 하거나 가벼운 신체활동으로 바꿀 경우 심장병,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은퇴 전 여성은 평균적으로 하루 약 8시간 잠자고, 약 11시간 동안 앉아서 지내고, 약 4시간 동안 가벼운 신체활동을 하고, 약 50분 동안 중등도 또는 격렬한 수준의 신체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전 남성은 여성보다 약 16분 잠을 덜 자고, 약 1시간 더 많이 앉아서 지내고, 가벼운 신체활동을 약 46분 덜 했다. 남성이 중등도 또는 격렬한 수준의 신체활동에 보낸 시간은 여성과 비슷했다. 육체적 근로자는 남녀 모두 비육체적 근로자보다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더 짧았고 신체 활동이 더 많은 경향이 있었다.

은퇴 후에는 여성의 수면 시간이 약 45분,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약 36분 각각 늘어난 반면 가벼운 신체 활동에 쏟는 시간은 약 64분, 중등도 또는 격렬한 수준의 신체활동에 쏟는 시간은 약 17분 각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육체적, 비육체적 직업 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육체적 근로를 하다 은퇴한 남성은 은퇴 후 잠자는 시간과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모두 더 늘었고, 비육체적 근로를 하다 은퇴한 남성은 수면이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팀은 “은퇴한 분들은 신체 활동량, 특히 중등도에서 격렬한 수준의 활동량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장시간 앉아있는 시간을 피하고, 자주 걷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핀란드의 ‘은퇴 및 고령화 연구’는 은퇴자의 생활 습관, 건강 및 기능적 능력의 변화를 연구하기 위해 2013년 시작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은퇴 직전, 직후의 움직임을 분석한 것이어서 은퇴 후 시간이 꽤 많이 흐른 시점의 변화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 연구 결과(Changes in the 24-h movement behaviors during the transition to retirement: compositional data analysis)는 ≪행동 영양 및 신체활동에 관한 국제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Behavioral Nutrition and Physical Activity)≫ 온라인판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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