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후유증 40~50대.. 집 간병 vs 요양병원

[김용의 헬스앤]

요양병원에는 노인, 치매 환자 뿐 아니라 뇌졸중을 겪는 40~50대 ‘젊은’ 환자들도 적지 않다. [사진=뉴스1]

요양병원 면회실을 가로 막은 두터운 유리벽이 곧 사라질 전망이다. 방역 당국은 우수한 환경과 시설을 갖춘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대면 면회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 유행이 안정세를 보이고 요양병원-시설의 백신 4차 접종률(70.7%)이 높기 때문이다. 조만간 요양병원에 계신 할머니와 손자가 손을 잡고 만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해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에 대해 7월 말부터 대면 면회를 제한하고 있다.

요양병원-시설은 코로나 시대에 대표적인 ‘비극’의 공간이다. 방역 당국도 인정하는 감염취약시설이다. 코로나19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이곳에서 나왔다. 요양병원-시설을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빈말이 아닌 셈이다. 요양병원 입원이 결정되면 집안이 침울해진다. 환자는 눈물을 글썽이며 마지못해 발걸음을 옮기고 자녀들은 연신 “죄송합니다”를 되뇌인다.

사실 모두가 꺼려하는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입원은 크게 줄일 수 있다. 병 시중이 필요한 노인 약 100만 명 중 85%는 간병과 식사 등 돌봄 서비스만 있으면 집에서 재활 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요양병원-시설에 6개월 이상 장기 입원하고 있다. 가족이 간병할 여력이 없고 정부, 지방자치단체도 돌봄 서비스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장기요양위원회에서 내년 장기요양보험료율을 건강보험료액의 12.81%로 결정했다. 소득 대비 보험료율이 올해 0.86%에서 내년 0.91%로 인상된다. 세대 당 월평균 보험료는 올해 1만5076원에서 1만5974원으로 오른다.

장기요양보험은 고령, 질병 등으로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간병, 가사 활동을 지원하는 사회보험 제도다. 65세 이상과 치매·뇌혈관 질환자 등이 대상이다. 심사를 거쳐 1~2등급을 받으면 요양원 등 시설에 입소할 수 있다. 3~5등급은 집에서 돌봄서비스를 받는다.

‘요양원’에 들어갈 정도로 건강이 나쁘지 않더라도 ‘요양병원’에는 자유롭게 입원할 수 있다. 요양병원은 의료기관이어서 장기요양보험이 아닌 건강보험이 진료비를 지원한다. 요양원 입소에 필요한 1~2 등급이 아니어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수익을 내야 하는 요양병원 입장에서도 ‘환영’이다. 병 상태로 봐서 굳이 요양병원에 입원할 필요가 없어도 집에서 간병을 못하니 병원 신세를 지는 것이다.

요양병원 입원 환자는 할아버지, 할머니, 치매 노인만 있는 게 아니다. 40~60대 ‘젊은’ 환자들도 적지 않다. 거의 정신이 멀쩡한 분들이다. 뇌졸중(뇌경색-뇌출혈) 후유증으로 한쪽 몸이 마비됐거나 앞을 잘 못 보고 언어장애를 겪는 경우다. 집에서 간병할 사람이 없어 요양병원에 의지하는 것이다. 요즘 중년은 ‘팔팔한’ 나이다. 이런 분들이 요양병원에 ‘갇혀 있으니’ 얼마나 답답할까? 코로나 뿐만 아니라 호흡기질환 취약시설이라 두렵기까지 하다. 가족이 면회와도 손도 못 잡고 유리벽 사이로 겨우 말을 주고 받는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길을 걸으며 재활 의지를 불태우는 뇌졸중(중풍) 환자가 있다. 대단한 분이다. 힘들어도 운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의사와 수시로 소통하며 재활 치료에 열중한다. 재기 의지가 강하고 필요할 때 시중들 사람이 있으면 충분히 집에서 스스로 재활이 가능하다. 가족의 간병 부담 없이 혼자서 생활하며 요양보호사의 지원만 받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가족에게만 간병을 미루지 말고 집에서 하는 돌봄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40~60대도 선거 때마다 돌봄 서비스를 챙기는 후보자에 주목해야 한다. 간병은 먼 미래가 아닌 곧 나에게 닥칠 수 있다. 그 때가 되면 나도 눈물을 흘리며 요양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감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두려움에 떠는 나날을 보낼 것이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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