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명→1800만 명…미국 암 생존자 증가 비결은?
2016년~19년 암 사망율 매년 2.3% 감소
최근 몇 년간 미국의 암 사망률이 계속 떨어지고 지난 3년간 암을 이겨낸 생존자가 100만 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암연구협회(AACR)의 ‘암 경과 보고서 2022’를 토대로 CNN이 보도한 내용이다.
2021년 8월 1일~2022년 7월 31일 미국의 암 실태를 조사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암 사망률은 2016년~2019년 매년 2.3% 감소하는 등 최근 몇 년 동안 빠르게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또 1991~2019년 거의 350만 명의 암 환자가 사망을 피한 것으로 추정됐다. AACR은 그럼에도 올 한해 6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암으로 숨질 것이라고 밝혔다.
암 생존자는 암 진단을 받고도 현재까지 살아있는 사람을 말한다. 지난 3년 동안 미국의 암 생존자 수는 1백만 명 이상 증가했다. 1971년 미국 암 생존자는 300만 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1월 현재 미국에는 1800만 명의 암 생존자가 있으며 2040년에는 26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모든 암에 대한 5년 전체 생존율은 1970년대 중반 49%에서 2011년~2017년 거의 70%로 증가했다.
흡연 감소와 암의 조기 발견 및 치료법의 개선이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동인으로 분석됐다. 리사 쿠센스 AACR 회장은 “목표 지향적 치료법, 면역요법, 그리고 임상적으로 적용되는 다른 새로운 치료법이 모두 기초 과학의 근본적인 발견에서 비롯했다”며 “다음 단계의 물결을 이끌고 진보를 가속화하기 위해 암 과학에 대한 투자와 과학 교육에 대한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해당 기간 8개의 항암 치료제를 승인했고, 새로운 암 유형 치료를 위해 이전 승인된 10개 약물의 사용을 확대했으며, 2종의 진단 영상제를 승인했다고 쿠센스 회장은 밝혔다.
암 연구 자금 지원의 증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점화한 ‘암 문샷 구상(Cancer Moonshot Initiative)’의 핵심을 이룬다. 2015년 뇌종양으로 아들을 잃은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그의 목표는 향후 25년 안에 미국에서 암 사망률을 최소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이던 2017년 부통령으로 암 문샷을 출범시키고 이끌었던 그는 “암은 빨강과 파랑을 구분하지 않는다. 당신이 공화당원이든 민주당원이든 상관없다. 암을 이기는 것은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미국 의회가 암 문샷 구상을 승인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보고서는 “암 문샷은 암 예방 전략을 개선하고, 암 검진과 조기 발견을 증가시키며, 암 격차를 줄이고, 암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추진하기 위한 중요한 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암 사례의 약 40%는 흡연, 과음, 잘못된 식단 섭취, 충분한 운동 부족, 비만 등 예방 가능한 위험 요인에 기인한다. 또한 인종 및 소수 민족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강 격차와 제한된 건강보험 보장 및 농촌 지역 거주와 같은 의료 장벽과 같은 지속적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보고서는 올해 6월 낙태를 불법화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암에 걸린 임산부의 건강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고 경고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검진이 거의 1000만 건이나 취소된 것을 지적하며 암 검진율을 다시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보고서 원문은 다음 링크(https://cancerprogressreport.aacr.org/wp-content/uploads/sites/2/2022/09/AACR_CPR_2022.pdf)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