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흡연하면 손주 천식 위험 껑충" (연구)
아버지까지 흡연하면 72%로 높아져
비흡연자라 하더라도 어린 시절 간접 흡연에 노출된 남성의 자녀가 비알레르기성 천식에 걸릴 위험이 59% 증가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유럽호흡기저널(ERJ)》에 발표된 호주, 영국, 스리랑카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이다.
호주에서 1968년부터 진행된 ‘태즈메이니아 종단 건강연구(TLHS)’의 일환으로 수집된 1689쌍 부자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결과다. 흡연이 2세대 후 태어난 사람의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는 ‘세대간 효과’를 보여주는 추가적 증거다. 영국천식‧폐연구소(Asthma+Lung UK)의 존 포스터 건강정책국장은 "이 연구는 흡연의 부정적인 영향이 수 세대에 걸쳐 지속될 수 있음을 충격적으로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의 한 명인 호주 멜버른대의 지아청 리우 연구원은 “아버지가 어린 시절에 간접흡연에 노출된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아버지를 둔 어린이에 비해 비알레르기성 천식 위험이 59%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 아버지가 흡연자가 될 경우 위험은 72%로 훨씬 더 높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자인 멜버른대의 딘 부이 박사는 "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흡연자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녀와 손주에게도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남성은 자녀는 물론 손주의 건강까지 생각해 가능한 금연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논문은 특히 남자 아이들이 15세 이전에 부모의 담배 연기에 수동적으로 노출될 경우 그들의 자손이 비알레르기성 소아 천식의 위험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부이 박사는 흡연으로 촉발된 후성유전자 변화(DNA서열 변화가 아니라 다른 유전 요소의 변화)를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후생유전자변화는 흡연과 같은 환경 노출에 의해 야기될 수 있으며 다음 세대에 유전될 수 있다“면서 ”특히 소년이 담배 연기에 노출되면 그의 정자 생산에 관여하는 생식세포에 후성유전자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생식세포는 사춘기까지 계속 발달하기 때문에 이 시기 담배연기에 노출되는 것이 후성유전자 변화를 초래한다는 설명이다.
유럽호흡기학회(ERS) 담배규제위원장인 조나단 그리그 영국 런던퀸메리대 교수는 "흡연이 세대 간 위험성을 가진다는 증거가 추가됐다"며 어린이들이 추가 피해로부터 보호받으려면 각국 정부가 더 강력한 금연정책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