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수면방해 주범은 딱 하나
유튜브 보면 잠 더 못 자고 TV 보면 일찍 잠들어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느라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럼 어떤 앱이 가장 아이들을 잠 못 들게 만들까? 놀라게도 주범은 딱 하나로 모아졌다. 《수면의학(Sleep Medicine)》 12월 호에 게재될 호주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헬스 데이(Health Day)’가 13일(현지 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호주의 수면 연구기관 ‘윙크 슬립(WINK Sleep)’과 플린더스대 연구진은 10대의 수면과 디지털 기기의 앱 사용 간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12~18세 청소년 711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참가자가 침대에 누운 뒤 잠들기 전까지 휴대전화, 게임, TV는 물론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의 앱에 접속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수면을 방해하는 주범은 유튜브로 드러났다. 유튜브를 보는 데 15분을 할애할 때마다 7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할 확률이 24%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침대에서 30분 동안 휴대전화, 노트북, 태블릿을 통해 유튜브를 시청하면 소등 시간이 7~13분 지연됐다.
놀랍게도 침대에서 TV를 시청하면 더 일찍 잠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침실 바깥에 놓인 TV를 시청할 경우 수면을 위한 소등 시간이 9분 더 빨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진행한 마이클 그라디사르 수면과학연구실장은 "디지털 기기가 수면에 미치는 영향은 많았지만, 특정 앱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면서 ”전통적으로는 TV 시청이 수면을 방해한다고 보지만 오히려 아이들은 잠을 청하기 위해 유튜브를 보다가 그에 푹 빠져 잠자는 시간을 뺏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에게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수면장애센터 소장인 앨론 애비단 교수는 유튜브의 문제는 하나의 동영상을 끝내고 관련 동영상을 클릭하는 것이 너무 쉽다는 점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비단 교수는 늦은 밤 디지털 화면을 보면서 숙제를 하는 것조차도 해로울 수 있다고 밝혔다.
애비단 교수는 사춘기는 수면과 잠에서 깬 타이밍에 변화를 가져온다고도 지적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게 되는데, 이런 문제로 캘리포니아주에선 학교 수업 시간을 늦춰야 한다는 요구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성인의 경우 적정 수면 시간이 하룻밤에 7~8시간이라면 18세 이하의 청소년은 8~10시간은 돼야 하며 일정한 패턴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밤 9시 이후 휴대전화의 블루라이트가 추가되면 수면 단계가 훨씬 더 오래 지연된다면서 “생리적 이유로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주기가 지연된 상태에서 환경적 요소까지 더해진다면 그것은 ‘퍼펙트 스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는 것은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사고력과 학업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1389945722010991?via%3Dihub)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