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주사 대신 알약으로"…동물실험서 효과 입증
잇몸과 뺨 사이 흡수시켜 2시간 뒤 위 아닌 간으로 인슐린 전달
하루에 몇 번 인슐린을 주사해야 하는 제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주사를 대체할 수 있게 개발된 알약이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됐다. 최근 《사이언틱 리포츠》에 발표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 책임자인 UBC 아누바브 프라탑 싱 교수(식품가공학)는 “매 식사 전에 더 이상 주사할 필요가 없는 인슐린 제제 개발에 있어 올바른 길을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라며 “전 세계 900만 명 이상의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삶의 질은 물론 정신건강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싱 교수가 15년 동안 인슐린 주사를 맞아온 아버지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개발한 이 알약은 잇몸과 뺨 사이에 넣고 녹여서 뺨 안쪽과 입술 안쪽의 얇은 막을 통해 인슐린을 흡수시킨다.
논문의 제1저자인 UBC의 이공 궈 박사과정 연구원은 “인슐린 주사의 경우 보통 1회 접종 당 100iu가 필요하고 삼켜서 먹는 알약일 경우에는 위까지 가는 동안 많이 낭비되기 때문에 500iu의 인슐린이 필요하기에 이를 줄이는 것이 우리의 주된 목표”라고 밝혔다. 주사된 인슐린은 약 30~120분이면 완전히 분비된다. 알약 형태의 인슐린은 대부분 2~4시간에 걸쳐 천천히 분비된다.
인슐린 알약을 개발하려는 이전 시도에선 인슐린이 위에만 축적돼 필요한 곳으로 가지 못했다. 이번 동물실험은 달랐다. 궈 연구원은 “알약을 복용하고 2시간이 지났는데도 실험용 쥐의 위에서는 인슐린이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이는 대부분의 인슐린이 모두 목표로 삼은 간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싱 교수는 알약 형태의 인슐린이 재활용되지 않을 수도 있는 바늘과 주사기와 같은 제1형 당뇨병 치료와 관련된 많은 환경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경구용 알약이 더 저렴하고 만들기 쉬울 뿐만 아니라 운반과 보관이 더 쉽기 때문에 용량 당 인슐린 비용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연구진은 다음 단계로 인간 대상의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동물실험의 결과가 인간에게 꼭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에 낙관하기엔 이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2-13092-6)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