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1만명 넘은 미국의 백신 논란 왜?
1명분을 5명에 접종 방침...백신 부족 고육책
원숭이두창 확진자 1만 명을 넘어서 세계 1위인 미국에서 백신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접종 방식 변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원숭이두창의 전 세계 확진자는 3만4348명(11일 현재)으로 급증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바이든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미국은 1만726명으로 31.2%를 차지하고 있다(아워월드인데이터 자료). 미국은 7월 12일 925명에서 1965명(18일), 4630명(28일), 5176명(8월1일), 6599명(4일), 8903명(8일), 1만726명(11일) 등 확진자 증가 속도가 ‘비상 상황’이다.
미국의 인접 국가인 캐나다는 1058명이다. 초반 확산세를 주도했던 유럽은 증가세가 둔화된 양상이다. 스페인이 5162명으로 세계 2위, 독일 3063명, 영국 3023명, 프랑스 2663명 등이다. 남미 국가인 브라질이 2458명으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의 또 다른 문제는 백신 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추가 백신 공급은 10월 말에나 가능해 ‘백신 절벽’ 상태가 오래 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상황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원숭이두창 백신 1회 분을 쪼개서 5명에게 접종하는 방침을 발표하자 백신 제조회사와 전문가들은 안전성을 입증할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FDA가 승인한 유일한 원숭이두창 백신('지오네스')을 제조하는 덴마크 제약업체 바바리안노르딕은 "안전성 데이터가 매우 제한돼 있어 (접종 방식 변경에) 의문이 든다"고 10일(현지시간) 미국 보건복지부와 FDA에 서한을 전달했다.
FDA가 ‘지오네스’ 백신을 1회 당 5명에게 나눠서 접종이 가능하다고 한 것은 피부 진피층에 얕게 접종하는 방식(피내접종)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피내접종으로도 면역력을 유지하는데 충분하다는 것이다. 원래 ‘지오네스’는 피부의 지방 조직에 접종하는 피하접종 방식으로 출시됐다.
FDA는 앞으로 미국에서 160만~170만 명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백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백신 2회를 맞아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320만~340만 회 접종 물량이 필요하지만 올해 말까지 확보 가능한 분량은 절반 수준이다.
원숭이두창은 성관계 뿐 아니라 감염자와의 밀접 접촉, 체액 등이 묻은 옷, 침대 시트, 수건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이미 다수의 여성, 어린이 감염자가 나와 가정 내 전파도 우려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2명의 성인 감염자와 같이 사는 4세 여자 어린이가 원숭이두창에 확진됐다. 어린이나 면역력이 약한 이들의 경우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아프리카 이외 지역인 스페인, 브라질, 인도에서도 원숭이두창 사망자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