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의 눈물.. 다 올랐는데 쌀만 왜? 건강효과는?
쌀과 통곡물 적정량 섞으면 건강효과 증진
우리 주식은 쌀이다. 우리 민족은 어렵고 힘들 때마다 ‘밥심’으로 이겨냈다. 과거 쌀밥을 못 먹어 부러워하던 시절이 있었다. 매일 먹는 쌀밥은 ‘부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런 쌀밥이 요즘 ‘찬밥’ 신세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쌀의 영양소가 저평가된 측면도 있다. 쌀의 건강효과에 대해 알아보자.
◆ 다른 곡물 값 다 치솟는데... 쌀만 폭락 왜?
최근 밀가루 등 곡물 가격이 치솟고 있지만 쌀값만 폭락하고 있다. 지난 6월 쌀 산지 가격은 4만5215원(20kg)으로, 작년 같은 달 5만5871원에 비해 20% 가량 하락했다(이하 통계청 자료). 올해 쌀값 하락 폭은 45년 동안 최대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밀, 콩, 보리 등 다른 곡물 가격은 뛰었는데 유독 쌀만 폭락했다. 전국에서 쌀 재고가 넘쳐 창고마다 가득하다. 주식이던 쌀 소비가 매년 감소한 것이 주된 이유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는 지난해 56.9kg으로 1991년 116.3kg의 절반 수준이다.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학교-직장 등의 단체 급식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 쌀의 건강효과... ‘밥심’은? 밥 먹고 힘 내는 이유
쌀의 영양 성분은 품종, 재배 조건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백미의 경우 수분 14%를 기준으로 탄수화물이 75~80%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단백질이 6~8%, 지방, 식이섬유 등이 2~3% 정도다. 무기질로는 인(P)과 칼륨(K), 칼슘(Ca), 마그네슘(Mg), 나트륨(Na), 철분(F) 등도 들어 있다.
최근 탄수화물이 건강의 ‘적’처럼 인식되는데 적정량은 먹어야 한다. 하루 중 필요한 에너지의 원천인데다 두뇌 활동에 필요한 포도당도 탄수화물이기 때문이다. 공부하는 학생이나 직장인이 탄수화물 부족에 시달리면 집중력-암기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하루 전체 영양소의 60% 정도는 탄수화물로 섭취해야 한다고 했다.
◆ 암 환자가 항암치료 중 쌀밥 먹는 이유가?
힘든 항암치료 중에는 입맛이 없고 소화가 잘 안 된다. 이럴 때 다른 곡물보다는 소화가 잘 되는 쌀밥을 먹는 게 좋다. 물론 암 예방을 위해서는 현미 등 통곡물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암 환자는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골라 잘 먹어야 한다. ‘밥심’으로 힘을 내고 에너지를 비축해야 암 치료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 때 ‘밥심’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 쌀밥 vs 밀가루 빵... 대사증후군, 체지방 위험은?
쌀밥이 밀가루 빵에 비해 대사증후군과 체지방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농촌진흥청이 분당제생병원과 함께 한 달 간 쌀밥과 밀가루 빵을 각각 섭취하도록 한 결과, 건강한 성인이 밀가루 빵보다 쌀밥을 먹었을 때 혈당 감소가 완만하고 인슐린 분비량이 적었다. 당뇨전단계 시험군에서는 체중, 허리둘레, 중성지방이 감소했다. 반면 건강한 성인이 빵을 먹은 경우 식후 혈당이 빠르게 감소해 배고픔을 빨리 느꼈다. 쌀밥을 먹은 당뇨전단계 성인은 체중·허리둘레가 각각 평균 800g, 0.4㎝씩 감소했다. 빵을 먹었을 때는 체중이 500g 줄었지만, 허리둘레는 1.9㎝ 늘었다.
◆ 통곡물과 쌀 적정량 섞어 먹으면 건강효과 증진
쌀과 같은 탄수화물 음식인 빵·면 등 밀 가공식품의 소비는 늘고 있다. 값도 치솟고 있다. 건강을 생각하면서도 빵·면 등의 섭취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입맛의 변화 때문일까? 쌀의 다양한 영양소 가치가 저평가된 측면도 있다. 쌀밥에 현미 등 통곡물을 적정량 섞어 먹으면 건강효과를 높이고 맛도 낼 수 있다.
쌀도 첨가 재료와 조리 방법에 따라 다양한 음식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쌀밥 뿐 아니라 잡곡밥·채소밥·비빔밥·볶음밥·덮밥·국밥 등은 물론 떡·빵·케이크·국수·과자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쌀의 맛도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 맛을 끌어올리는 다양한 쌀 음식 개발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