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유방암 세포, 밤에 잠자는 동안 집중 공격(연구)
종양 세포 야간 표적 치료 효과 높을 수도
여성 유방암 세포는 밤에 환자가 잠자는 동안 집중적으로 공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Zurich)·바젤대 등 공동 연구팀이 여성 유방암 환자 30명과 생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유방암 세포는 환자가 잠을 자고 있는 동안 혈류를 통해 옮겨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피 흐름을 타고 이동하는 이 순환 종양세포(CTC) 때문에 유방암은 환자의 수면 중에 빠른 속도로 퍼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방암 세포는 신체의 다른 부분으로 신속하게 퍼지고, 2차 종양을 만들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다. 진단이 빠를수록 치료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유방암 세포의 활동이 밤 수면 때 두드러진다는 뜻밖의 발견은 암 세포의 표적 치료가 야간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유방암 환자의 99%는 여성이며, 40대 이상이 대부분이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230만 명이 새로 유방암 진단을 받는다. 유방암 치료의 핵심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다. 유방의 소엽(Lobules) 또는 관(Ducts)에 국한된 암(유방암 0기)은 다른 부위로 퍼질 위험이 매우 낮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여성 유방의 소엽은 모유를 만드는 분비기관이며, 관은 소엽에서 유두까지 모유를 운반하는 통로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유방암 순환 종양세포(CTC)가 피 흐름을 타고 다른 부위로 옮겨가면 치료하기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유방암이 언제, 어떻게, 왜 전이되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 연구 참여자 30명 가운데 21명은 초기(비전이성) 유방암 환자였고 9명은 전이가 발생한 제4기 유방암 환자였다. 오전 10시(활동 중)와 새벽 4시(수면 중) 각각 채취한 혈액 검체를 분석한 결과, 유방암 순환 종양세포(CTC)의 약 80%가 수면 중에 발견됐다. CTC는 유방암 환자가 깨어 있는 시간보다 잠자는 동안에 훨씬 더 빠르게 퍼지고 분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야행성 포유동물인 생쥐 실험에서는 CTC가 쉬고 있는 낮 시간에 많이 발견됐다. 이 현상은 명암주기를 조작하거나 수면·각성을 조절하는 호르몬(멜라토닌)을 투여해 생쥐의 수면 패턴을 방해해도 마찬가지였다. 사람과 생쥐는 일주기 리듬이 반대다.
연구팀은 멜라토닌·테스토스테론·인슐린 등 호르몬으로 유방암 세포의 야간 전이·확산과 분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를 알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취리히연방공대 니콜라 아세토 교수(분자종양학)는 “데이터 비교를 위해 생검(생체 검사) 시간을 체계적으로 기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생검은 생체 조직의 일부를 떼내 검사하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The metastatic spread of breast cancer accelerates during sleep)는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고 영국 의학매체 ’메디컬뉴스 투데이’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