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은 정제염보다 건강에 좋을까?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에 가둔 후 햇볕과 바람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만드는 소금이다. 정제염은 바닷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뒤 끓여 만든 소금이다. 재제염은 천일염을 다시 물에 녹여 불순물을 제거하는 식으로 만드는데 흔히 꽃소금이라고 부른다. 모두 바닷물이 원료다.
소금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당뇨, 골다공증, 고혈압,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 소금 속 나트륨 성분 탓이다. 그래서 보건당국은 소금을 하루 5g 이하로 섭취할 것을 권장하지만, 한국인의 평균 섭취량은 2배가 넘는 10g 남짓이다.
천일염은 정제염보다 나트륨이 적을까? 미국 건강 매체 ‘웹엠디’에 따르면 큰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천일염이 정제염보다 덜 짜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천일염은 10% 안팎의 수분을 포함한 탓이다. 같은 양을 먹으면 덜 짜게 느껴지지만, 간을 똑같이 맞추려면 천일염을 10%가량 더 넣게 되는 게 함정이다.
천일염에는 몸에 좋은 다른 미네랄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칼륨, 마그네슘 등이다. 그러나 맛 좋은 천일염을 만들려면 간수를 빼야 한다. 이때 미네랄 대부분이 빠지고 순수한 소금(염화나트륨)만 남는다. 즉, 간수를 빼고 나면 정제염과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래도 전통의 제조방식인데 뭔가 장점이 있지 않을까? 염전에 바닷물을 가둬 소금을 만드는 방식이 한국에 들어온 것은 일제강점기라는 게 다수설이다. 일본이 대만식 소금 제조법을 들여왔던 것. 그러니 잘해야 100년 남짓이다. 그전에 우리 조상들은 바닷물을 가마솥에 끓여 소금을 만들었다.
적어도 나트륨의 측면에선 천일염과 정제염은 도긴개긴이다. 취향과 형편에 따라 선택하되, 섭취량은 조절해야 한다. 하루 권장량인 소금 5g에 든 나트륨은 2000mg 안팎이다. 감이 오지 않는다면 베이글 1개에 600mg 안팎, 햄버거나 김밥에 1000mg 안팎, 라면 1개에 1800mg, 프라이드치킨 1마리에 2800~3500mg의 나트륨이 들어있다는 점을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