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담배 같이 하면 식도암 위험 190배 증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커피를 ‘인간에 대한 발암성을 분류할 수 없는 3군 물질’로 등급을 하향조정하는 한편 뜨거운 음료를 인간에게 암을 유발할 개연성이 높은 2A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이는 65℃ 이상의 뜨거운 음료를 섭취하는 경우 식도암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람 대상 역학연구 및 동물 대상 연구를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다. 전문가들은 “뜨거운 음료를 마시는 경우, 열에 의해 구강, 인두, 후두 및 식도에 손상이 발생하며 이러한 손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암이 유발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식도암은 전 세계적으로 볼 때 8번째로 흔한 암이자 암으로 인한 사망원인 중 6번째인 위험한 암으로 꼽힌다. 이런 식도암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이는 원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술과 흡연을 동시에 하면 둘 다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구강암 위험은 38배, 식도암 위험은 190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알코올과 니코틴 등 독성물질이 체내에서 복합작용을 일으켜 신체에 더 큰 부작용과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암 중에서도 코부터 식도까지 이르는 호흡기 쪽인 후두암, 인두암, 식도암과 소화기계의 간암 등의 위험이 높다. 이 암들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가 까다롭고 재발율도 높다.
일본 도쿄대학교 연구팀은 식도암 환자 1070명과 정상인 2832명을 대상으로 약 55만개소의 유전 정보의 차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술을 마실 때 속을 메스껍게 하는 원인 물질이면서 담배에도 들어있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 기능이 약한 사람이 하루에 캔 맥주 1개 이상을 마시고 흡연도 하면 상승효과가 일어나 술, 담배를 모두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식도암 발병 위험이 190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술이 약한 체질의 사람이라도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하지 않으면 발병 위험이 7배 정도로 내려갔다. 연구팀은 “담배를 피우지 않고, 음주량을 하루 2~3잔 정도로 조절한다면 코에서 식도까지의 호흡기 계통 암을 75%이상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도는 음식이 지나가는 통로이므로 식도암에 걸리면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삼킬 때 통증이 생긴다. 하지만 식도는 잘 늘어나 작은 식도암의 경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식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음주, 흡연 등 위험 요인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식도암의 검진 방법으로는 식도 내시경 및 초음파 내시경이 최선의 방법이다. 흡연이나 음주를 많이 한 50세 이후의 연령대는 1년에 한 번 이상 내시경을 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