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마케팅 따라 블로그에 후기 남기면 위법?
[서상수의 의료&법] ⑨의료법 환자 유인 광고의 범위
요즘 소비자가 판매자의 블로그나 사회관계망(SNS) 페이지 등에 후기를 작성하면 포인트를 지급해주거나 할인혜택을 주는 소위 리뷰지원금제도가 성행하고 있다.
병원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의료법에서는 "누구든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이에 위반할 경우 의료인에게 1년 이내의 자격정지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의료법 제27조 제3항, 제66조 제1항 제10호). 따라서 환자들이 병원을 체험하고 병원 블로그나 SNS 등에 리뷰를 작성하고 포인트나 할인혜택 등 지원금을 받는 것은 의료법에 위반해 처벌대상이 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이와 관련, 재작년 의사 A는 광고회사 B를 통하여 블로그 체험단을 모집해 자신이 운영하는 산부인과 프로그램을 체험케 한 뒤 블로그에 홍보 글을 올린 체험자에게 리뷰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물론, B사에 마케팅비를 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의사 A의 행위가 의료법위반이라며 자격정지 2개월의 처분을 내렸고, 의사 A는 이에 불복해 자격정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안에서 서울행정법원은 의료인에 대한 과도한 광고규제는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의료소비자의 알권리를 오히려 침해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법원은 이러한 관점에서 의료광고행위는 본인부담금을 감면해주거나 금품이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하거나 이에 준하는 행위로 의료시장의 질서를 현저하게 해친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료법에 위반되지 않는 것으로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법원은 보건복지부장관의 의사 A에 대한 자격정지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서울행정법원 2019.1.24. 선고 2018구합70653 판결).
따라서 병원의 특정 진료과정을 체험한 환자가 병원 블로그 등에 리뷰를 작성하고 그 대가로 포인트 등 리뷰지원금을 지급받는 것은 적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위 사안에서 리뷰지원금과 광고비가 새로운 환자를 유치한 것에 대한 직접적인 대가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만일 병원에 대한 블로그 리뷰를 보고 새로운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게 될 때마다 리뷰작성자에게 그 대가로 리뷰지원금 내지 광고비를 지급한 경우라면 이는 의료법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