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코로나19 사망자 300만 명…공식 통계보다 6배 ↑"
코로나19로 사망한 국민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으로 6일(현지시간) 현재 85만 명이 넘는다. 인도가 그 다음으로 공식집계 상으로 48만 명 넘게 희생됐다. 이는 100만 명당 340명꼴로 미국에서 집계된 코로나19 사망률의 7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인도의 코로나19 사망자 숫자가 실제론 그보다 6배 이상 많은 300만 명에 가깝다는 새로운 통계가 이날 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캐나다 토론토대 공중보건대의 프라바트 자 교수팀은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의도적으로 코로나19 사망자 숫자를 축소하고 있다는 의심 아래 새로운 사망률 데이터를 토대로 이를 추출했다고 밝혔다. 먼저 전국의 14만 가구를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이 있는지를 묻는 독립 여론조사기관의 자료를 활용했다. 또한 병원과 이와 유사한 시설의 정부 보고서를 분석하고 공식적으로 등록된 사망자들을 조사했다. 그 결과 2021년 9월까지 100만 명당 2300~250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인도 인구의 3분의 1에 불과한 미국의 코로나19 사망률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 연구 결과가 사실이라면 사망률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다른 나라들에게도 통계의 정확도를 높이도록 하는 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또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약 545만 명의 코로나19 전 세계 사망자 숫자도 대폭 늘어나게 될 것이다. 자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숫자를 더욱 정확하게 집계하는 동시에 ‘도대체 인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과학잡지 《사이언스》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인도 정부는 코로나19 사망자 숫자를 암호화하는 방식으로 그 수치를 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인도 인구의 1%를 조사해 출생과 사망을 추적하는 SRS(샘플 등록 시스템)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도정부의 사망자 통계가 축소됐다는 것에는 대부분 동의한다. 미국 프린스턴대의 역학학자이자 경제학자 라마난 락스미나라얀 교수는 지난달 국제의학저널 «랜싯»에 인도 첸나이 지역의 사망률이 크게 과소평가됐음을 보여준 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는 인도정부의 과소계수를 전적으로 의도적인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에는 반대했다. 락스미나리얀 교수는 SRS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은 것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2018년부터였으며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의 모든 나라가 코로나19 사망률을 낮게 산정하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인도만을 특정화해 비판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인도 아소카대의 바이러스학자인 샤히드 자밀 교수도 자하 교수팀의 전국적 추정치가 비슷한 시기를 조사한 다른 2개의 독립적인 연구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말했다. 자멜 교수는 “인도는 특히 2020년 가을 시작된 1차 대유행 기간 동안 실시간 사망자 데이터를 구축하지 않는 바람에 큰 대가를 치렀다”면서 “그로 인해 2021년 봄에 시작된 2차 대유행 때 다시 안일하면서도 엉망진창의 집계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사미라 아스라 WHO 부사무총장은 “이번 연구는 설계는 견고하긴 하지만 각기 다른 출처의 데이터를 삼각 측량한 것이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개별 국가가 국가별 추정치를 산정할 때 참고해야 할 접근방식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데이터와 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아스라 부사무총장은 WHO도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초과 사망자 추정치를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조만간 이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생명과학 국제저널인 «이라이프(eLife)»에 발표된 이스라엘과 독일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러시아는 공식사망 통계보다 4.5배나 많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타지키스탄, 니카라과, 우즈베키스탄, 벨라루스, 이집트의 코로나19 사망통계 역시 신뢰성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논문은 다음 주소(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bm5154 )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