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대장암에 대해 몰랐던 3가지
최근 브라질 전설적 축구 선수 펠레(81)가 대장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암 환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대장암은 생활습관 교정이 중요한 암 중에 하나다. 의외로 많이 걸리는 대장암과 관련,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3가지를 짚어본다.
혈관이 나빠도 대장암 위험?
혈관 건강이 나쁘면 대장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름진 음식을 자주 섭취하고 음주와 흡연이 일상화되면 나쁜 콜레스테롤이 동맥 혈관 벽에 쌓이게 된다. 혈관 안쪽 벽이 점점 두꺼워지고 통로가 좁아지는 ‘죽상경화’가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
문제는 이런 죽상경화를 겪는 사람이 대장 선종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아시다시피 대장선종은 대장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용종이다. 실제로 국내 한 대형병원이 2012~2016년 건강증진센터에서 경동맥초음파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40세 이상 성인 4,871명의 검진결과를 분석한 결과, 중년 이상 남성일수록 죽상경화와 대장선종을 함께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중장년 남성의 경우 잘못된 식습관으로 혈관과 장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다. 죽상경화를 보인 사람의 50.1%에서 대장암 전 단계인 선종이 발견됐다. 이 같은 형태는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죽상경화와 대장선종 발생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된 만큼, 대장암도 안심할 수 없다. 대장 선종은 대장암 전 단계로서 복통, 설사, 변비, 혈변 등과 같은 대장암 증상이 거의 없어 놓치기 쉽다. 조기 발견해 내시경으로 절제하면 대장암 예방이 가능하니, 정기적 대장 건강검진이 중요하다.
섬유소보다 칼슘? 대장암 예방에 좋은 의외의 영양소
대장암은 식습관과 운동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암중에 하나다. 일반적으로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적색 육류와 고지방 섭취를 자제하고, 섬유소가 많은 채소와 과일 섭취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배변활동을 담당하는 대장에 암으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는 섬유질 및 식이섬유 섭취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물론 풍부한 섬유질, 미네랄 등의 섭취도 도움이 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가운데 하나가 칼슘 섭취다.
칼슘이 뼈에 좋다고만 알고 있다면 오산. 칼슘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 심장 박동,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 효소의 활성화, 세포의 분열 등 여러 영양소의 대사 작용에 관여한다. 세포막을 통해 체내 물질의 이동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도 담당한다. 특히 우리 몸에서 담즙산, 지방산과 결합해 이들이 대장 내 상피세포를 망가뜨리는 것을 막는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칼슘 섭취가 대장암과 대장 선종의 발생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결과를 보면, 하루 칼슘 섭취량이 가장 많은 사람들의 경우 섭취량이 최소치인 사람들에 비해 대장암 발생률이 남성은 16%, 여성은 28% 각각 낮았다. 국내 성인의 1일 칼슘 권장섭취량은 남자 700㎎, 여자 700㎎이며 50세 이상의 여성은 800㎎을 권장하고 있다. 물론, 칼슘을 보충제 형태로 과다 섭취할 경우 몸에 해로울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특정 항생제 때문에 대장암 걸린다?
특정 항생제를 오래 복용할수록 대장암 위험도 증가한다. 미국 존스 홉킨스 암센터가 1989~2012년 사이 16만여명의 대상자 중 대장암이나 직장암이 발생한 그룹을 다시 구분해, 연구기간 동안 어떤 항생제를 처방 받았는지를 조사했다. 그리고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과 비교 분석했더니 항생제를 처방 받아 복용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대장암 발병 위험이 9% 높았다. 60일 이상 항생제를 복용한 사람들은 위험성이 17%나 높았다. 직장암의 경우, 항생제 사용은 암 위험을 약간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관성은 항생제가 장내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 때문으로 추정된다, 항생제로 인해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깨지면 암을 유발하는 세균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 대장균과 같은 특정 세균은 대장암을 유발할 수 있다.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겠지만 항생제와 대장암 사이의 연관성이 밝혀진 만큼, 항생제로 인한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신중한 판단과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