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려면? 약보다 음식이 낫다 (연구)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 즉 좋은 음식은 약과 같은 효능을 낸다는 말이다. 음식만 잘 먹어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뜻으로, 실제로 먹는 식품의 영양이 약물보다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 몸의 신진대사 건강과 노화예방, 활력을 위해서는 약물이나 영양제 보다 식품 자체의 영양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결국 음식이 약보다 나으며 평소 식단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호주 시드니대 찰스 퍼킨스 센터 연구진은 세 가지 노화방지 약물이 신진대사 조절의 핵심 기관인 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생쥐를 대상으로 한 복잡한 연구를 설계했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균형과 칼로리, 약물 함량이 각기 다른 40가지 치료법이 포함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찰스 퍼킨스 센터 스티븐 심슨 교수와 데이비드 데이비드 라우벤하이머 교수가 고안한 영양소에 대한 기하학적 구조를 사용해, 각기 다른 영양소의 혼합과 상호작용이 어떻게 건강 및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지 고려해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영양학 연구는 한 가지 영양소에 초점을 맞춰왔다.
연구진은 칼로리 섭취량과 다량 영양소(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의 균형이 간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단백질과 총 칼로리 섭취량은 대사 경로뿐 아니라 세포가 기능하는 방식을 조절하는 근본적인 과정에도 특히 강한 영향을 줬다. 예를 들어, 섭취한 단백질 양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세포의 일부인 미토콘드리아의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
섭취한 단백질과 식이 에너지 양은 세포가 얼마나 정확하게 그들의 유전자를 세포의 적절한 기능을 돕고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데 필요한 다른 단백질로 변환하는지에 영향을 미친다. 이 두 가지 근본적인 과정은 노화와 관련이 있다.
◆ 약물 투약, 식단과의 상호작용 방식 고려돼야
이에 비해, 약물은 주로 식단에 대한 세포의 대사 반응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약물의 생화학적 효과와 식단 구성 사이에 보다 구체적인 상호작용을 발견했다. 어떤 항노화 약물은 식이지방과 탄수화물로 인한 세포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친 반면, 암과 기타 당뇨병 약물은 식이 단백질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했다.
연구 책임저자인 스티븐 심슨 교수는 “약물은 영양소와 동일한 생화학적 경로를 표적으로 할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재 약물은 식단 구성과 상호작용하는지 여부나 상호작용하는 방식은 고려하지 않은 채 투약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이 기본적으로 쥐와 동일한 영양소 신호전달 경로를 공유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는 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데 약을 복용하기보다 식단을 바꿈으로써 더 나은 가치를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 주저자인 데이비드 르 꾸뛰르 교수는 “식단과 건강, 생리학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개요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며, “이번 연구는 단지 몇 가지 다른 식단을 비교하기보다 다양하고 많은 식단을 동시에 연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무엇을 먹는지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이번 연구는 음식이 세포에서 작용하는 수많은 과정에 어떻게 극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시사한다.
한편 이번 연구는 식단이 건강과 노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의과학계 권위있는 국제학술지 《세포 대사(Cell Metabolism)》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