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면 1000보 더 걷는다 (연구)
좀 의아해 할 수 있겠지만,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하루에 1000보 더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를 마시지 않은 그룹과 신체활동력을 비교한 결과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진은 성인 100명을 대상으로 카페인 섭취량, 움직임, 수면, 건강을 2주 동안 추적한 최초의 무작위 실험을 실시한 결과, 커피 섭취와 신체활동 증가 사이에 연관성을 찾았다고 미국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s Scientific Sessions 2021)에서 발표했다.
연구에 지원한 참가자는 심전도 연속 기록 장치, 신체활동과 수면을 추적하는 손목 착용 장치, 혈당 수치를 기록하는 연속 혈당측정기 등 일련의 센서와 모니터를 착용했다. 심전도 모니터 상의 타임스탬프 버튼을 통해 커피 섭취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카페에 갈 경우 위치추적술(geotracking)로 내용을 기록했다. 이에 더해 참가자는 매일 아침 얼만큼 커피를 마셨는지에 대한 설문을 매일 작성했다.
연구진은 참가자의 DNA 타액 샘플을 채취해 카페인 대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전적 변이가 있는지도 살펴보았다.
그런 다음 연구진은 참가자를 무작위로 ‘커피를 마시는 그룹’과 ‘커피를 마시지 않는 그룹’으로 나누고, 2주 동안 이틀 연속으로 이에 따르게 했다. 각 연구 참가자에 대해 커피를 마신 날과 마시지 않은 날을 반복적으로 평가하는 동안 관찰이 이루어져, 개개인 특성의 차이에 대한 우려를 제거했다.
관찰 결과, 연구진은 커피를 마시면 수면 시간은 줄어들고 신체활동은 증가한다는 발견했다. 커피를 마신 날은 마시지 않은 날에 비해 하루에 1000보 더 걸었고, 커피를 추가로 한 잔 더 마실 때마다 걸음 수는 600보 증가했다. 반면, 커피를 마신 날은 수면 시간이 36분 줄어들었고, 한 잔 더 마실 때마다 18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커피를 마시면 심실 하부(lower heart chambers)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심장박동이 54% 증가했다. 하지만 커피를 더 많이 마시면 심실 상부(upper heart chambers)에 발생하는 비정상적으로 빠른 심장 박동인 심실상빈맥(supraventricular tachycardia)의 발생 빈도가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저자인 그레고리 마커스 박사는는 “커피는 세계에서 가장 흔하게 소비되는 음료이지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불분명하다”며 “대부분의 장기적인 관찰연구가 커피 섭취의 다양한 잠재적 이점을 보여주었지만, 이번 연구는 커피 소비의 실시간, 생리학적 영향을 조사한 최초의 무작위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마커스 박사는 “커피 섭취로 촉진되는 것으로 보이는 신체 활동 증가는 제2형 당뇨병 및 여러 암의 위험을 낮추는 등 다양한 건강상 이점을 가지며 장수와도 관련이 있다”고 하면서도 “반면 수면 시간 감소는 다양한 정신과적, 신경학적,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부정적 영향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커피와 건강 사이의 관계가 복잡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