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목숨은 경각에 달려 있다’는 말 뒷받침 연구 나왔다
노인들의 목숨은 경각에 달려 있다는 말이 있다. 연세 드신 분들은 언제 돌아가실지 알 수 없으니 조심스럽게 안부를 살피라는 뜻이다. 이런 말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로잔연방공대(EPFL)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이 사망할 위험은 평생에 걸쳐 점점 더 높아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일정 연령에 이르면 통계학적으로 사망할 확률이 50%, 생존할 확률이 50%로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앤서니 데이비슨 교수(통계학)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110세가 넘으면 1년 더 생존할 확률은 동전 던지기와 같다”고 밝혔다. 즉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다음 생일까지 살고, 뒷면이 나오면 다음 생일 이전에 죽는 식의 생존/사망 확률을 보인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110세 이상 초고령 노인 및 105세 이상 준초고령 노인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하지만 이보다 더 나이가 적은 노인들의 경우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인간 수명의 외적 한계에 관한 최근 연구에서 일부 학자들은 인간이 150세까지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학자들은 이론상으로는 인간의 수명에 한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영생이 이론적으로는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뜻이다.
데이비슨 교수는 “지금까지 입수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간은 최소 13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연구 결과를 외삽(extrapolation)하면 인간의 수명엔 한계가 없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삽이란 어떤 분석에 이용할 수 있는 자료 범위의 제한 때문에 그 범위를 뛰어넘는 값을 구할 수 없을 때, 관측된 값을 이용해 한계점 이상의 값을 추정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영원히 산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며 인간은 130세 이상까지 또는 그보다 다 훨씬 더 오래 살 수 있으나, 인간이 실제로 그 같은 초고령에 이를 확률은 여전히 매우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13개 국 출신의 초고령 노인 1100명 이상을 다루는 국제장수데이터베이스(International Database on Longevity)에서 새로 발표된 자료를 분석했다. 또 2009년 1월~2015년 12월에 105세 이상이었던 이탈리아 출신의 모든 노인에 대한 자료를 분석했다.
데이비슨 교수는 "통계학적이든 생물학적이든 초고령 노인에 대한 모든 연구에는 외삽이 포함된다"며 “110세의 노인이 130세까지 살 확률은 약 100만분의 1로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으나, 그런 일은 매우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00세 이상 사는 사람들이 늘어 100만 분의 1의 당사자가 될 확률이 높아짐에 따라, 이번 세기 안에 130세에 이르는 사람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만약 주요 의학적, 사회적 발전이 없다면 130세보다 훨씬 더 나이가 많은 노인을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현재 기록 상 최고령자는 프랑스 여성 잔 칼망으로, 1997년 122세로 별세했다. 실제 나이의 진위를 둘러싸고 숱한 논란이 일었으나, 전문가들은 각종 증거를 검토한 결과 그 나이를 사실로 인정했다. 현재 세계 최고령 생존자는 일본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에 사는 118세의 다나카 가네(田中力子) 할머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협회 오픈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 저널≫에 실렸고 미국건강의학 포털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