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채식 중심 식단 변화 몰고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채식 매출이 급증세를 보여 패스트푸드업체들이 너도 나도 식물기반 식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고 미국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WebMD)가 14일 보도했다.

미국 식물기반식품협회(PBFA)에 따르면 식물기반식품의 매출은 2020년에 27% 증가해 70억 달러를 넘어섰다. PBFA는 또 “2020년 미국 전체 가구의 57%가 식물성 식품을 구입했으며 이는 2019년의 53%를 넘어 더욱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동물복지와 환경보호를 강조하는 비거니즘(veganism)의 확산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집단 격리기간 체증 증가도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책임 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위원회(PCRM)‘ 의장인 닐 바너드 조지 워싱턴대 교수는 “대유행 기간 많은 사람이 냉장고나 식료품 저장실이 가까이에 있는 집에 갇혀 있게 되다 보니 체중이 늘어났고 격리에서 풀려난 뒤 체중감량에 나서게 됐다”고 그 원인을 분석했다.

미국의 햄버거체인인 맥도날드는 2020년 말 식물성 육류제품을 생산하는 ‘비욘드 미트’와 손을 잡고 ‘맥플랜트’라고 불리는 비건 버거를 출시했다. 올해 초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시범 출시된 데 이어 9월에는 영국과 아일랜드의 선별된 맥도날드 매장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미국 멕시코음식 체인인 치폴레도 올해 8월 유기농 식물성 단백질 초리소(마늘과 고추가 들어간 소시지 요리)를 출시했다. 치폴레의 브랜드마케팅 담당 스테파니 퍼듀 부사장은 이 신제품이 덴버와 인디애나폴리스 매장에서 시범 판매에 들어갔다면서 “식물 위주의 생활방식이 계속해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식물성 초리소처럼 좀더 많은 요리의 중심을 채소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미국의 멕시칸 패스트푸드점인 타코벨은 이미 수년 전부터 비건식단을 마련해왔다. 타코벨의 채식 메뉴는 이미 30가지가 넘는데 최근 비욘드 미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식물기반 단백질 메뉴 개발에 들어갔다.

소매업체도 비건 식품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 슈퍼마켓 체인인 타겟은 올 봄 ‘굿 앤 개더 플랜트 베이스드(Good & Gather Plant Based)’라는 비건 식품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식물성 커피크리머와 대체육류까지 포함된 이 브랜드의 제품 가격은 8달러 미만으로 책정됐다. 다른 식료품 체인들도 육류대체 식물성 단백질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비욘드 미트, 크로거, 임파서블 버거 같은 대체육류제품들이 간 쇠고기, 스테이크, 닭고기 바로 옆에 나란히 팔리고 있다.

전통적인 육류 생산업체들도 이 게임에 동참하고 있다. 호멜, 타이슨, 스미스필드, 퍼듀 같은 육류대기업은 전통적 육류제품 라인업과 나란히 식물기반 육류대체품을 판매하고 있다. 육류시장뿐 아니라 급성장 중인 대체육류시장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닐 바너드 교수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변화이지만 건강 측면에서도 좋은 변화”라고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들 제품에는 콜레스테롤, 동물성 지방, 호르몬이 들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우유처럼 건강한 음식”이라고 말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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