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가득 ‘휴대전화’ 손 닦듯 소독해야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하루에도 여러 번 손 씻는 사람이 많아져 손 씻기가 생활화되고 있다. 그런데 신체의 일부나 마찬가지인 휴대전화의 위생 상태는 잘 관리되고 있을까?
손에 들고 다니며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 만지는 휴대전화는 사람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기 때문에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 화장실에서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니 휴대전화를 청소하고 소독하는 등 위생 상태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손 씻는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미국 애리조나대의 휴대전화 조사에서는 대부분의 화장실 변기 시트보다 10배 이상 많은 박테리아가 나왔다. 2017년 6월 세균 저널에 나온 연구에서는 미국 고교생들의 휴대전화에서 1만7000개 이상의 박테리아 유전자가 발견됐다.
전염병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스테인리스나 플라스틱처럼 단단하고 구멍이 많지 않은 표면에서는 24~48시간 생존한다.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은 4월 코로나바이러스가 2~3일 동안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 표면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논문을 실었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휴대전화가 전염성 세균의 통로 노릇을 할 수 있다면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화기를 자주 소독해야 하고, 식탁에서 전화기를 만지작거리지 말아야 한다고 보도했다.
세상은 박테리아 천지지만 다행히 대부분은 위험하지 않다. 그러나 그 가운데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균은 분명히 존재한다. 병원균이 신체에 침투하는 경로는 대개 손이다. 세균은 손에 들러붙었다가 우리가 귀를 파고 코를 후빌 때, 그리고 식사할 때 몸으로 들어온다. 식사 전에는 반드시 비누로 꼼꼼히 손을 씻어야 하는 까닭이다.
여기서 휴대전화가 문제가 된다. 식사가 나오면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려야 하고, 밥을 먹는 동안에도 메시지를 주고받고, 뉴스를 검색한다. 식사 전에 손을 아무리 깨끗이 닦았더라도 수많은 이들의 손때가 묻은 지하철 기둥, 버스 손잡이, 승강기 버튼을 만진 다음 바로 터치했던 그 휴대전화를 만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 따라서 질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는 손을 씻는 것처럼 휴대전화를 닦는 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뉴욕 대학교에서 세균학과 병리학을 가르치는 필립 티에르노 교수는 매일 소독약을 이용해 청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고무로 된 케이스를 씌운 경우라면 더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박테리아는 금속, 유리, 딱딱한 플라스틱보다 고무에 훨씬 쉽게 들러붙기 때문이다.
전화기를 소독할 때는 전원을 끄고, 충전 포트나 여타 구멍으로 액체가 들어가지 않도록 소독약을 직접 뿌리는 대신 부드러운 천에 적셔 사용하는 게 좋다.
소독이 귀찮거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 전화기를 호주머니에넣으면 된다. 그다음 손을 깨끗이 씻고 식사에 집중하는 것, 그게 전문가들이 권하는 최선의 방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