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처럼 번지는 '델타 변이' 감염 시 더 아프기까지
- 감기·독감보다 전염력 강해...고령자·백신 미접종자 더욱 주의해야
델타 변이 감염자가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늘어나면서, 질병 전문가들은 이 돌연변이가 이전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는지 확인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 변이체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감염자들의 상태를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CDC는 캐나다, 싱가포르, 스코틀랜드 등에서 진행된 연구를 인용해 델타 변이에 감염된 사람들은 팬데믹 초기에 감염됐던 사람들보다 병원 입원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델타 변이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위험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해당 연구들은 연구 규모가 크지 않고, 외부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치지 않은 논문이라는 점에서 아직 델타 변이의 위험성을 단정 짓기엔 이르다. 보다 많은 감염자들을 대상으로 한 역학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도 감염자들을 치료하는 일부 의사들은 델타 변이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심각한 사례에 이르는 환자들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델타 변이의 전파력이 이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그 만큼 입원해야 하는 중증 환자들도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다.
CDC의 보고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수두만큼 전염력이 강하고, 감기나 독감보다는 훨씬 더 전염성이 세다. 델타 변이가 덜 치명적인 돌연변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전염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그에 비례해 중증 환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스코틀랜드의 연구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이전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입원 위험을 2배 더 높인다.
현재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입원과 사망 대부분이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백신을 접종 받았다 해도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노인을 포함해 면역체계가 손상된 사람들은 예방 접종 효과가 떨어진다는 증거가 도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정부와 국제사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접종 속도가 지연되면 더 나쁜 변이가 등장할 수 있고, 그 사이 일찍 백신을 접종 받았던 고령자 등은 예방 효과가 서서히 줄어들면서 또 다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로 인해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는 나라나 지역의 의사들은 중증질환 발생률이 증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의 한 보건소 의사는 델타 변이를 "산불과 같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빠르게 복제가 일어나고 1000배 더 많은 바이러스를 배출시킨다는 점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 듀크대병원 에이즈백신연구소의 데이비드 몬테리오리 소장도 지난주 웹캐스트를 통해 "델타 변이는 심각하다"며 "전파력이 높을 뿐 아니라, 감염 시 더 아프게 만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