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할인행사 소개하는 앱은 불법?
[박창범의 닥터To닥터]
최근에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가 충돌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로톡 서비스는 온라인 변호사 상담 서비스로서 각 분야별로 도움이 필요한 수요자와 변호사를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사건수임에 어려움을 겪는 변호사들의 가입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2020년 11월 현재 가입변호사는 전체 변호사수의 13%정도로 많은 변호사들이 가입하였다.
이 서비스는 광고료를 받고 변호사를 노출시키는 방법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데 현재의 변호사법에서는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변호사를 고용해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것과 금품을 받고 특정 변호사를 소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광고료에 따라 변호사를 노출시키는 플랫폼은 변호사법에서 금지하는 ‘사무장로펌’이 온라인 공간으로 옮겨간 형태라는 이유로 지난 5월 변호사들이 로톡과 같은 법률 플랫폼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변호사윤리장전 조항을 신설하며 가입한 변호사들이 로톡을 탈퇴할 것을 압박하였다.
이에 로톡은 변호사와 필요한 사람과의 연결공간만 제공할 뿐. 상담료나 수임료 등은 변호사들 스스로가 책정하기 때문에 로톡이 사무장로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광고비용도 상담이나 수임에 따른 수수료가 아닌 앱의 광고료만 받고 있으며, 이 앱을 통해 정보비대칭을 해소해 법률시장이 더 공정하게 만들어지는데 기여한다고 주장하였다.
의사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가 13만 명이 넘었고 증가율이 빨라지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성형외과나 비급여항목이 많은 과의 광고의 경우 지면이나 운송기관 등에서 좀 더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발굴하고 형성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 기반한 콘텐츠(앱)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여러 스타트업들이 의사와 수요자들을 실시간으로 이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미용성형외과 의사와 수요자들을 연결시켜주는 것이다. 환자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미용성형의원들로부터 광고료나 수수료를 받고 앱에서 미용성형 수요자들에게 노출시키는 방법으로 최근에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현재의 의료법에서도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나 알선, 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들 앱들이 불법적인 소개, 알선행위를 자행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들이 이런 앱에 가입하지 말도록 권유하였다.
하지만 현재 의료광고는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고 이러한 앱에서 의료광고를 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디부터 불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하여 대법원판결이 있었다. A는 소셜커머스를 표방하는 인터넷 성형쇼핑몰 형태의 B라는 통신판매 사이트를 개설하였는데 여기는 여러 의료기관들(주로 성형외과, 피부과)의 배너광고가 성형항목별로 분류, 게시돼 있어 소비자가 관심 있는 배너광고를 클릭하면 해당 의료기관의 웹페이지로 이동하게 의료상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는다. 또한 A는 B 사이트에 가입한 소비자들로 하여금 B 사이트의 배너광고를 통하여 의료기관으로 이동하는 경우 정상적인 가격보다 많이 할인된 가격으로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였다.
B사이트는 D 의원과 광고계약을 체결하고 배너광고에 대한 광고료 명목으로 이 수수료를 받았고, 이 외에 소비자가 B사이트에서 D 의원의 ‘시술상품쿠폰’을 구매하는 경우 댓가로 환자 치료비의 20%를 수수료로 받기로 약정하였다. 이에 D 의원은 환자들이 지급한 진료비 5억 6,000여만 원 중 20%인 1억 1,200여만 원을 수수료로 B 사이트에게 지급하였다. 이런 광고나 수수료행위가 의료법에서 금하고 있는 환자 유인∙알선행위인지에 대하여 제1심은 B 사이트에서 취급하는 의료상품이 전부 미용목적의 성형시술인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적법한 광고행위라고 하면서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2심에서는 A의 행위는 온라인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제외하면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전형적인 영리목적의 환자소개∙알선행위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고, B 사이트가 시술상품을 광고할 때 정상가를 실제가격보다 부풀려 기재하여 할인폭을 과장하거나, 시술상품의 판매수를 부풀리거나, 거짓으로 후기를 작성하여 게재하는 것은 의료법이 금지하는 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런 법원의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에서도 그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다(대법원 2019. 4. 25. 선고, 2018도20928 판결)
현재의 의료서비스가 만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여러 스타트업들의 도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료광고의 경우 현재의 미용성형과 같은 비급여 항목에 그치지 않고 내과, 외과와 같은 급여과까지 점차적으로 폭을 넓힐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이런 서비스의 상당수는 의료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규제의 경계선을 넘어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스타트업의 발전과 우리나라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 현재의 규제를 점진적으로 푸는 것이 좋을 것인가, 아니면 의료시장의 공공화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이런 서비스를 제한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보다 심각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