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췌장암? 나이를 의식하면 안 되는 이유
복막암 4기와 싸우고 있는 ‘보아 오빠’ 권순욱(40세) 감독(광고-뮤직비디오)은 나이가 젊으니 암의 진행 속도가 더 빠른 것 같다고 SNS에 적었다. 의학적으로도 맞는 말이다. 젊은이들의 암은 빨리 악화되어 더 위험하다. 가장 큰 문제는 “나이가 젊은데..”라는 생각에 검진을 소홀히 해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 대장암 이기고 있는 개그맨 유상무 파이팅!
개그맨 유상무(41세)는 지난 2017년 4월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지만, 암과 싸워 거의 이겨낸 상태다. 최근에는 프로골퍼 도전 소식을 알렸다. 부인인 작곡가 김연지는 지난달 SNS에 "수술한 지 4년째 건강 이상 무"라는 글을 올렸다. 4년 전 대장암 수술을 받은 유상무가 국립암센터에서 정기검사를 받는 사진도 담겨있다.
김연지는 “수술 끝내고 운동한다고 병원 주변 걷던 게 엊그제 같은데... 건강하고 튼튼해줘서 고마워. 완치까지 1년. 이상무”라고 적었다. 암 완치 여부는 5년 상대생존율을 적용한다. 암과 싸운 후 5년이 지나면 완치를 적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기검진 등 건강관리를 잘 하고 있는 유상무에 응원을 보내는 팬들이 많다.
◆ “유전 등 위험요인이 있으면 몸을 더 살피세요”
암 발생에는 가족력이 5-10% 정도 작용한다, 젊고 건강하더라도 부모, 형제, 자매 등 직계 가족 중에 암 환자가 있었다면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다. 최악의 암으로 꼽히는 췌장암도 직계 가족 중 50세 이전에 췌장암에 걸린 사람이 한 명 이상 있거나, 발병 나이와 상관없이 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둘 이상 있다면 가족성 췌장암이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다른 악성 종양 없이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 등 3대에 걸쳐 췌장암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유전적 소인이 췌장암 원인의 10% 정도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케이라스(K-Ras)라는 유전자의 변형이 췌장암의 90% 이상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모든 암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이상 가운데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이다.
◆ 나는 젊으니까.. 그런 생각이 더 큰 위험요인
암은 중년, 노년에서 발생빈도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30대 환자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젊은’ 암이 더 위험한 이유는 방심하고 있다가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힘들기 때문이다. 신진대사도 빨라 암세포의 전이가 급속도로 진행될 수도 있다.
위암 가운데 더 위험한 게 ‘미만성 위암’인데 젊은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깨알보다 작은 암세포가 위벽을 파고들어 곳곳에 퍼지는 암이다. 다른 장기로 전이돼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으면 말기인 경우가 상당수다. 아버지가 위암을 앓았다면 젊은 나이에도 위 내시경을 해야 한다. 짠 음식을 절제하는 등 음식도 조심해야 한다.
◆ 신경 쓰면 충분히 예방 가능한 암이 많은데...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암, 대장암은 내시경검사만 정기적으로 하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자궁경부암은 이미 예방백신이 나와 있다. 간암은 80%가 B형, C형 간염이 원인이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하면 막을 수 있다. 평소 자신의 몸만 잘 살펴도 예방이 가능한 암이 많다. 췌장암의 최대 위험요인도 흡연이다. 귀가 따갑게 들은 말이지만 반드시 담배를 끊고 고지방 음식을 절제하며 운동을 해야 한다. 암에 걸리면 본인 뿐 아니라 가족도 힘들다. 늦게 발견하면 엄청난 돈도 든다. 건강할 때 내 몸에 신경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