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음식이 몸에도 좋다고 믿는 까닭은?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속담이 있다. 그렇다면 보기 좋은 음식이 건강에도 좋을까? 사람들은 예쁘게 보이는 음식이 건강식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남가주대(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마케팅학과 연구진은 미국마케팅협회가 발간하는 《마케팅 저널》에 “예쁜 건강 음식: 언제 어떻게 미학원리가 건강인식을 북돋우는가?” 제목의 논문에서 사람들은 식품정보를 넘어서 예쁜 음식이 볼품없이 보이는 음식보다 건강에 더 좋게 여긴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매년 대략 7000개의 식품, 레스토랑 등의 광고를 접하며 패스트푸드 광고의 홍수 속에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군침을 돌게 하는 피자와 치킨 등의 광고가 시시각각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윤기 나는 치즈와 과일, 햄 조각이 예쁘게 박힌 피자 광고를 보면서 건강에도 좋다고 여길까? 만약 그렇다면 왜일까?
연구진은 수많은 음식에 대해 ‘고전적 미학원리’에 따라 균형, 순서 체계적 패턴 등을 고려해서 아름다운 음식과 그렇지 못한 음식을 보여주고 사람들에게 건강에 도움을 주는지 평가토록 했다. 예를 들어 아보가도 토스트를 두 종류로 나눠서 먼저 성분 표와 가격 정보 등 객관적 정보를 제시했다. 그런 다음 두 종류에 대해서 건강한지 평가를 시켰더니 사람들은 (객관적 정보를 잊은 듯) 예쁜 토스트가 더 영양이 풍부하고 칼로리가 적어 건강에 좋을 듯하다고 응답했다. 다른 음식에 대한 평가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실험에서 신선함이나 크기, 용량 등은 건강 인식에 별 영향이 없었다.
연구를 주관한 린다 하겐 교수(사진)는 미학적 원리의 두 가지 측면에서 실험결과를 설명했다.
첫째, 사람의 뇌는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감상하거나 미인을 볼 때 뇌의 보상영역이 활성화하고, 그 자체로 선천적인 행복감을 느낀다. 그러나 예쁜 식품을 본다고 그것이 건강하다고 여겨지지는 않는데, 사람들이 즐거움과 유용성은 상호 배타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음식은 맛있거나 건강에 좋거나 둘 중 하나이지, 둘 다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것.
둘째, ‘고적 미학 원리’의 측면에서 보면 사람들은 균형, 순서, 체계적 패턴 등 자연에서의 이상적 유형을 좋게 보는 경향이 있다. 자연과 닮은 음식 사진이나 설명이 식품을 보다 더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고 따라서 더 건강하게 여기게끔 하는 것.
이번 실험결과는 둘째 원리가 첫째 원리보다 ‘음식과 건강’ 측면에서 사람들에게 더 작동되고 있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하겐 교수는 “이번 실험에서 자연성에 대한 평가 차이가 건강 인식에 대한 평가 차이로 연결된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전통적 미학원리가 마케팅이나 공공보건 관계자들에게 큰 참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적 미학원리에 따라 식품 마케팅을 하면 저비용으로 미묘한 변화만 줘서 음식에 대한 태도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면서 “동시에 이 방법이 사람들의 식이방식을 부정적으로 이끌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