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있어도 오래 살 수 있는 조건 4가지
한두 가지 병을 평생 갖고 있어도 장수하는 유병장수(有病長壽)의 시대다. 몸에 병이 있으면 오히려 오래 산다는 말도 있다. 보험회사에서는 ‘유병장수 보험 상품’도 판다. 비과학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 유병장수가 사실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레스터대학교 당뇨병연구소 연구팀의 새로운 연구 결과를 미국 CNN이 최근 소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똑같이 몇 가지 만성질환을 갖고 있어도 생활방식에 따라 남자는 최장 6.3년, 여자는 7.6년까지 더 오래 살 수 있다.
건강한 생활방식이 수명과 관계가 있다는 건 오래된 얘기다. 하지만 생활방식이 고혈압, 천식, 암, 우울증, 편두통, 당뇨병, 협심증 같은 정신적, 육체적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의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36개 만성질환 가운데 2개 이상을 가진 9만3736명의 영국 중년 남녀를 최장 9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생활방식에 관해서는 신체 활동, 흡연, 식습관, 음주 등 네 가지를 평가했다.
결과는 운동, 건강한 식습관, 금연, 금주 등 건강한 생활방식이 만성적인 의학적 조건과 싸워도 몇 년 더 오래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걸 보여준다.
같은 만성질환을 갖고 있어도 45세 비흡연자들은 흡연자들보다 5~6년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나 금연이 가장 장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1년에서 2.5년을 더 오래 사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다만 건강한 식습관과 음주 정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더 적고 분명하지 않았다.
이 연구를 주도한 요기니 추다사마 질병학자는 “우리는 건강한 생활방식, 특히 절제가 기대 수명을 7년 정도 늘린다는 걸 발견했다”고 자평했다.
연구에 참여한 남자들의 가장 일반적인 질환은 고혈압, 천식, 암, 당뇨병, 협심증이었다. 여자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질환은 고혈압, 천식, 암, 우울증, 편두통이었다.
이 연구 결과(Healthy lifestyle and life expectancy in people with multimorbidity in the UK Biobank: A longitudinal cohort study)는 PLOS 의학 저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