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배정도 AI가 한다...질환·중증도 등 50개 기준 자동 반영

[사진=서울아산병원을 찾은 환자가 입원 예약을 하고 있다.]
입원 환자의 병상을 배정하려면 질환명, 중증도, 격리 여부, 의료진 동선 등 50개가 넘는 기준을 고려해야 한다.

이에 인공지능(AI) 기반 병상을 배정하는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병상 배정 시 고려해야 할 다양한 기준들을 자동 반영해 환자에게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병상을 배정한다.

최근 서울아산병원은 병상 배정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를 도입했다. 한국IBM과 함께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병상 배정 업무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병상 배정 담당자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처리한 결과만 확인하면 돼, 신속하고 정확한 병상 배정뿐만 아니라 환자 응대 시간이 늘어나 고객 경험을 더욱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루 평균 2600여 명이 입원해 있는 서울아산병원은 하루 60여 개 진료과의 환자가 입원하고, 700여 명의 환자가 퇴원한다.

그 동안 병상 배정 담당자는 모든 입원 환자들에게 최적의 병상을 배정하기 위해 퇴원 환자 목록을 확인한 후 병동 현황, 입원 환자 중 병상 변경 환자 목록과 입원 예정자, 응급실 환자 목록 등을 일일이 파악해 병상을 배정했다.

이 때 입원 환자의 진료과, 질환명, 나이, 성별, 중증도, 수술, 검사, 마취 종류, 감염 예방을 위한 격리 여부, 신속한 의료 서비스를 위한 의료진 동선 최소화, 환자 안전을 위한 동명이인 식별, 환자 선호 병실, 입원 예약 순서 등 50여 개 이상의 복잡한 기준을 병상 배정 담당 직원이 직접 반영해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자칫 한 가지 조건이라도 고려하지 못하면 오류로 인해 도미노처럼 많은 환자들의 병상 배정을 다시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또한 담당자는 병상 배정 업무 중에 입원 예약·변경·취소와 관련한 전화, 내부 그룹웨어 메시지를 통해 각 진료과로부터 오는 요청 사항을 하루 평균 250건 정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부담이 컸다.

반면 인공지능 병상 배정 시스템을 활용하면 업무 담당자가 입원 예정 환자 데이터, 병상 현황 및 수술 예정 현황 데이터 등 병상 배정에 대한 모든 빅데이터를 내려 받은 후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적용하기만 하면 된다.

서울아산병원이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실제 병상 배정 업무 현장에 여러 차례 적용해 실효성을 검증한 결과, 각 진료과별로 병상 배정을 하는데 최소 7분에서 최대 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치료 원칙과 담당자가 미리 설정해놓은 병상 배정 기준에서 벗어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나아가 각 진료과에서 요청하는 입원 예약, 변경, 취소 등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는데, 효과 검증 결과 단 한건의 오류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시간도 건당 3분밖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혁 서울아산병원 기획조정실장(산부인과 교수)은 "인공지능 시스템이 아직은 전체 병상 배정 업무의 절반 정도를 담당하고 있지만 점차 확대해,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병상 배정의 투명성도 더욱 높일 계획"이라며 "환자 치료 효과와 만족도 모두를 높이는 '스마트 병원'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병상 배정 업무 자동화 프로젝트는 서울아산병원과 한국IBM이 손잡고 지난 1월부터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에 착수, 3개월 만에 완료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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