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코로나19, 독감과는 비교불가(연구)
수치로 따져볼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독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이라는 연구보고가 나왔다.
‘헬스데이’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의 제레미 파우스트 박사와 에모리대 의과대학의 카를로스 델 리오 박사는 “미국 공무원들은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절성 독감과 코로나바이러스 사망률을 계속 비교하고 있다”며 “현재 미국에서만 140여만 명의 확진자와 8만4000여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있는 코로나19와 독감을 비교하는 것은 결코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두 전문가는 “숫자상으로도 두 질환은 비교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매년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집계한다.
2018~2019년 독감 시즌 동안 3만4200여 명의 미국인들이 독감과 관련된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독감이 심했던 시즌에는 그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7~2018 시즌에는 독감이 6만1000여 명의 사망자와 관련이 있었다.
하지만 파우스트 박사와 델 리오 박사는 “독감이 환자의 죽음을 초래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종종 힘든 일”이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CDC는 독감 사망자와 관련해 “사망 진단서에 의해 확인된 실제 사망자 수가 아니라 ‘계산된 추정치’”라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매년 확인된 독감 사망자 수는 이런 계산된 추정치보다 훨씬 적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집계된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연간 3448명에서 1만5620명에 이른다.
이와는 달리 2020년에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는 추정된 것이 아니라 모두 집계된 것이다. 이는 5월14일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지난 7년간 가장 높은 연간 독감 사망자 수보다 약 5.5배나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비율은 일주일 단위로 사망자를 들여다 볼 때 훨씬 더 커진다. 이와 함께 의료진이 최전선에서 경험하는 것에 관련해서도 독감과 코로나19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파우스트 박사와 델 리오 박사는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일부 지역에서는 산소호흡기가 부족했고 많은 병원들이 수용 한계를 넘어섰다”며 “병원에 대한 수요가 이번처럼 압도적이었던 상황은 최악의 독감 시즌에도 일어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두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제 사망자 수가 현재의 수보다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코로나19와 관련된 간접적인 사망자 수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 레녹스 힐 병원의 로버트 글래터 박사는 “이번 연구 보고서에 동의한다”며 “코로나19와 계절성 독감을 비교하는 것은 수치나 전염력, 질병의 심각성 등 모든 면에서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글래터 박사는 “우리는 코로나19가 독감과 같다는 환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이 두개의 바이러스를 어떠한 면에서도 비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전파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의 조치에 대한 엄격한 준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보고(Assessment of Deaths From COVID-19 and From Seasonal Influenza)는 ‘미국의사협회지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