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검진, 75세까지 받으라고?

[사진=Tera Vector/gettyimagebank]
유방암 검진을 위해 X선 촬영을 하는 과정은 고통스럽다. 도대체 몇 살이 되어야 이 고생을 면할 수 있는 걸까?

하버드 의대의 캐서린 렉스로드 교수는 “75세가 되었다면 생각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매년 유방암 진단을 받는 여성들의 반이 60대 이상. 그러나 74세가 넘어가면 암 발생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언제 유방암 검진을 그만둘 것인가에 관한 전문가의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렉스로드 교수에 따르면 “장점과 단점을 따져 각자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

과연 유방암 검진의 장점은 무엇이고 단점은 무엇일까? 미국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이 정리했다.

X선 촬영을 하면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도 빨리 시작할 수 있다. ‘하버드 위민스 헬스 왓치’ 편집장 토니 골른 박사에 따르면 나이든 여성들에게 생기는 유방암은 젊은 여성들에게 생기는 유방암보다 치료가 용이하다.

대개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인 경향이 있어서 화학 요법 대신 호르몬 요법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에스트로겐의 생산 속도를 늦추는 약물 또는 에스트로겐이 암세포에 들어가 성장을 돕지 못하도록 막는 약물을 쓰는 것으로 암을 다스릴 수 있다.

그렇다면 단점은? X선 촬영은 가능한 많은 암을 추적하도록 설계되었다. ‘거짓 양성’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럴 경우 암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추가 검사를 해야 한다.

만약 생체 검사 등 불필요한 침습적 진단 절차까지 밟게 된다면? 그런 검사들은 무척 아프다. 돈이 들뿐더러 스트레스도 엄청날 것이다. 골른 박사는 "조기 발견에서 오는 이득과 거짓 양성으로 인한 고통 가운데 어느 쪽이 중한 지 잘 따져보라"고 충고했다.

과잉 치료도 문제다. 어떤 암은 그냥 놔둬도 괜찮다. 렉스로드 교수에 따르면 "수유관 밖으로 퍼지지 않는 비침입성 암처럼 별로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케이스가 존재한다." 그런데 일단 발견이 되면? 치료할 필요가 없는 걸 치료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나이든 여성이라고 다 똑같지는 않다. 누구는 방사선 치료는 물론 외과 수술도 견딜 수 있는 반면, 누구는 호르몬 요법조차 견디기 힘들다. 아예 치료를 할 의사가 없을 수도 있다.

즉 85세지만 앞으로 10년은 끄떡없을 여성이라면, 그리고 유방암이 발견될 경우 필요한 치료는 다 받겠다는 의지를 가진 여성이라면 계속 X선 촬영을 해야 한다. 그러나 건강 상태가 나쁘고 치료를 견딜 생각도 없다면 멈춰도 된다.

렉스로드 교수는 “치료를 하는 게 그 병을 지닌 채로 살아가는 것보다 나빠서는 안 된다”면서 “어느 쪽이든 힘들고 중요한 결정인 만큼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라”고 조언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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