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만지는 습관, AI로 잡는다...아산병원 무료 배포

[사진=(왼쪽부터) 조성만 연구원, 김남국 교수, 김민지 연구원, 김태형 연구원, 박주영 연구원]
- 컴퓨터 카메라 이용, 얼굴에 손닿으면 알림

- 서울아산병원, 코로나19 예방 위해 무상 배포

코로나19를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위생수칙 중 하나는 얼굴을 만지지 않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손을 매개로 눈, 코, 입 점막 등을 통해 전파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손으로 얼굴 만지는 습관을 막는데 보탬이 되고자, 국내 연구진이 이를 인지시키는 무료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긴급히 개발해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와 의료영상지능실현연구실은 손으로 얼굴 만지는 동작을 91%의 정확도로 감지해 알리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얼굴 만지지 마세요/손 씻으세요(DO Not Touch your face/WASH your hand)' 최신버전을 소프트웨어 개발플랫폼 '깃허브(github)'에 17일 배포했다.

개인 컴퓨터나 노트북에 카메라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돼 있으면 이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얼굴을 무심코 만질 때마다 모니터에 '얼굴 만지지 마세요!'라는 알림 메시지가 떠 습관을 교정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개인의 감염병 예방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국가 감염병 확산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모델 개발을 위해 영상 행동 분류에 탁월한 성능을 입증한 'I3D 신경망'을 사용했다. 이 신경망은 400여 가지의 행동 영상 데이터를 이미 학습해둔 상태로, 이번 연구에서는 얼굴 만지는 것과 관계된 동작 11가지를 추가로 학습했다.

얼굴을 만지는 행동은 △마스크 쓰기/벗기 △코 만지기 △턱 괴기 △눈 비비기 △머리 쓸기 △안경 만지기 △전화 받기 등 8가지다. △컵으로 물 마시기 △휴대전화 만지기 △키보드·마우스 사용하기 등 3가지 동작은 손이 얼굴에 정확히 닿지 않아 인공지능 모델이 걸러야 할 행동으로 정의했다.

인공지능 학습에는 이 11가지 동작을 담은 3차원 데이터 19만 장이 사용됐다. 서로 다른 10개 장소에서 얼굴 만지는 행동을 촬영한 동영상(105분 분량)에서 획득한 데이터다.

모든 학습을 마친 인공지능 모델은 최종적으로 '얼굴 만지는 행동'과 '얼굴을 만지지 않는 행동'을 분류하는 성능평가를 거쳤다. 그 결과 약 5초(16프레임/초)마다 동작 평가를 수행하며 알림 메시지를 띄웠고, 정확도는 91%로 확인됐다.

연구책임자인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의학협회지(JAMA) 등 많은 국제학술지에서는 얼굴 만지기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꾸준히 경고하고 있다"며 "이에 의료영상지능실현연구실 연구원들이 사회적 재능기부 취지로 의기투합해 사람들에게 얼굴 만지는 행동에 대한 경각심을 주어 손을 자주 씻게 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감염병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가는 만큼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신속히 공개하게 되었는데, 아직 개인 사용환경에 따라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GPU가 탑재된 컴퓨터에서 실행시켜야 하는 제한점이 있다"며 "이러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해 프로그램을 고도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깃허브 사이트(https://github.com/mi2rl/DONT/blob/master/README.md)에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실행파일을 다운로드해 파일 압축 해제 후 DONE.exe를 실행하면 된다. CPU 환경에서는 끊김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GTX 960 이상의 GPU가 있는 컴퓨터에서 실행할 것을 권장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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