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칫솔을 써도 괜찮을까?
휴가철 짐을 싸다 보면 흔히 빠뜨리는 것들이 있다. 칫솔도 그중 하나다. 매점이나 마트가 있는 대형 리조트라면 문제 될 것이 없겠으나, 도심이나 상가에서 멀리 떨어진 조용한 휴가지를 선택한 사람에겐 난감한 상황일 수 있다.
미국 ‘멘스 헬스’가 타인과 칫솔을 공유해도 좋을지 전문가에게 물었다. 다른 사람의 입속을 휘저었던 칫솔을 내가 쓴다는 생각만으로도 역겨운 생각이 들 수 있으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치과대학 존 그르비치 박사에 따르면 칫솔에는 평균 1억 마리의 박테리아가 서식한다. 칫솔을 타인과 공유한다면 플라크나 박테리아 등 치주 질환의 원인균이 옮겨올 수도 있다.
그러나 타인의 입속 균이 나의 입안에서 창궐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실험실에서 가능할 정도의 배양 환경이 아닌 한 대개는 소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치약을 쓴다면 그 확률은 더욱 낮아진다. 라우릴황산나트륨 등의 성분이 박테리아를 살균하기 때문이다.
그 밖에 칫솔 공유가 헤르페스 등을 옮겨 감염성 단핵구증을 전염할 위험은 있지만, 이런 병원균은 입맞춤으로도 옮기 때문에 연인 간 칫솔 공유라면 특별한 걱정거리가 아닐 수 있다.
그르비치 박사는 “자신만의 칫솔을 쓰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전제한 뒤 “휴가지 등에서 칫솔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구강청결제나 과산화수소 등에 15초 정도 소독해서 쓴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