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대표팀 체력, 우크라이나 압도할까?

[이윤희의 스포츠건강]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19년 U-20 월드컵의 밤이 다가왔다. 한밤중 전국 곳곳에서 격정의 응원전이 펼쳐진다. 축구 팬들은 벌써 심장이 쿵쾅쿵쾅 뛸 것이다.

‘막내 형’ 이강인이 폴란드로 떠나기 전 “우승이 목표”라고 했을 때 이를 진심으로 받아들인 팬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16강 첫 경기에서 졌을 때 ‘우승 목표’를 야유하는 목소리도 컸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마지막 경기장에 선다. 무엇이 이들을 우치 스타디움에 서도록 만들었을까?

축구 선수들의 경쟁 환경에서 보면 기적이 일어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외국에선 선수들이 연령대에 따라 유소년리그나 클럽 형태로 소속돼 체계적인 각종 훈련과 지속적인 실전경기를 통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한다. 체격, 체력, 실력 면에서 보면 삶의 정글에서 살아남은 선수이거나 앞으로 가능성이 아주 높은 선수들이다.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이는 이강인, 대회 첫 골을 성공시킨 김현우, 미드필드 김정민 등이 해외에서 뛰지만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 국내 프로리그 소속 선수들은 선배들에 밀려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학 소속 선수들은 경기 수가 적고 저학년이면 출전 기회조차 적다.

그런데도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은 ‘축구 선진국’의 선수들 못지않았다. 이강인이라는 탁월한 플레이메이커가 있다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해외 언론들은 대한민국의 팀워크와 체력을 높이 평가했다. 원 팀으로 줄기차게 뛰었다는 것이다. FIFA 데이터에서도 상대 팀보다 훨씬 더 뛴 것이 입증됐다. 4강전 에콰도르 전을 제외하고는, 전반전보다 후반전에 더 펄펄 날았다. 이번 대회 8골 중 6골을 후반과 연장전에서 넣었다.

체력으로 이겼지만, 체력이 걱정된다는 축구 팬들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경기가 열리는 폴란드와 시차가 7시간이나 나고, 비행기로 12시간이 걸리지만 결승 상대 우크라이나는 바로 옆 나라다. 우리는 8강전 드라마틱한 세네갈 전에서 연장전까지 치렀고, 우크라이나보다 늦게 경기를 마쳤다. 그래도 정정용 호는 “체력 걱정을 마시라!”고 말한다.

축구선수들은 각자의 포지션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경기당 1,500~1,900㎉의 열량을 소모한다. 움직이는 거리는 저-중강도로 8~9㎞를 움직이고 전력질주에 해당하는 고강도(최대산소섭취능력의 80~90%)로 1.5~2㎞를 달려 모두 9.5~11㎞(110~150m/분) 정도를 뛴다.

또한 허벅지를 비롯한 온몸 근육의 글리코겐에서 약 70%, 지방으로부터 약 30%의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한다. 글리코겐은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쓰려고 근육에 저장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저-중강도로 달릴 때는 지방을 최대한 사용해서, 빠르게 질주할 때 필요한 근육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절약하는 것이다.

달리기의 정도에 따라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능력은 평상시 다양한 달리기 훈련을 통하여 상승시킬 수 있다. 근육 세포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유연한 에너지 배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축구에서의 체력은 무작정 많이 뛰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 후반 90분을 원하는 속도로 달리고 경기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훈련이 충분하지 않아서 미토콘드리아의 활성화 정도가 낮으면 지방을 에너지로 만드는 능력이 떨어진다. 운동 초기에 탄수화물(글리코겐)을 분해해 운동에너지로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시간이 흘러 글리코겐이 고갈되면 달리는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신경의 피로도도 일찍 와서 경기 집중력이 약해진다.

외국과는 달리 우리 대표 팀은 일정기간을 합숙하면서 전술적인 조직력을 키우고 90분 이상을 덜 지치고 달릴 수 있는 근지구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대표팀은 4월 말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 소집부터 단계적 체력 훈련에 들어갔다. 우선 집중적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서 근육량을 늘렸다. 몸싸움에 밀리지 않을뿐더러 질주 때 필요한 에너지의 창고를 만든 것이다. 이어서 다양한 달리기를 통해 미토콘드리아 활성도를 높였다.

대표 팀은 또 대회 기간에는 선발 선수 선정, 적절한 선수 교체 등을 통해서 팀 전체의 체력에 신경을 썼다. 8강 연장전과 4강 후반전에 이강인을 교체한 것도 체력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하프타임 땐 100% 탄수화물 성분의 에너지 제품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얼음찜질로 다리의 피로를 풀면서 근육 에너지 사용을 대비했다.

축구의 체력이나 정신력은 마음먹는다고 생기지 않는다. 철저한 준비의 산물이다. 정정용 호의 체력 준비는 철저했지만, 우크라이나도 체력에 신경 쓰지 않았을 리 없다. 결승전에서 태극 전사들이 펄펄 날아서 FIFA 주관 남자대회에서 첫 우승컵을 들면, 선수들 뒤에서 과학적으로 체력 준비를 한 스태프들에게도 박수를 보냈으면 한다. 비록 우승을 못하더라도 박수 받을 충분할 자격이 있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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