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잘 오르면 장수에 도움..“내려올 때가 문제"
지난 12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총회에서 발표된 논문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계단 오르기 등을 통한 근력 운동이 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운동 의학 클리닉인 ‘클리니멕스’ 연구팀이 41~85세 3900여 명을 대상으로 6.5년간의 추적 조사 결과, 근력에서 최대치를 보인 사람들의 생존율이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수명 연장을 위해 무거운 물체를 드는 근력 운동 뿐 아니라 계단을 빠르게 오르는 운동 등을 통한 근력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근력 운동 시 무게와 횟수에만 신경 쓰는데, '얼마나 빨리 할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면서 "계단 빨리 오르기 등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근력 운동을 보강해야 한다"고 했다.
계단 오르기는 몸 근육의 대부분이 모여 있는 허벅지, 종아리의 근력을 늘리는데 매우 좋은 운동이다. 심폐 기능도 증진시킬 수 있어 심장 건강을 위해서도 탁월한 운동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계단 운동은 내려올 때가 문제이다. 자칫하면 무릎 관절 뿐 아니라 경추(목뼈)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해 등산에 나섰다가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중년들은 대부분 하산 과정에서 관절과 경추 부위의 통증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다.
경추 디스크나 경추척수증은 가벼운 목 통증이나 손팔 저림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서서히 나빠지기 때문에 악화된 후에야 병원을 찾게 된다. 늦게 진단되면 수술을 해도 그 결과가 썩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산에서 가파른 곳을 내려오는 등 아래를 쳐다봐야 하는 운동은 목에 가장 나쁘다. 목을 오래 숙이는 자세나 무리한 힘이 가해지는 운동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신현철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교수(신경외과)는 “목 건강을 위해 평소 잘못된 자세나 목의 무리한 하중, 척추 주변의 근육 약화 등이 생기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목 질환 예방과 치료에는 땅(바닥)을 보지 않을 정도의 운동이 가장 좋다. 계단을 내려올 때나 하산할 때는 장시간 발 밑을 보면서 목에 무리한 하중이 쏠릴 수 있다. 계단 운동 시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거나 계단 옆의 안전대를 잡고 내려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마트폰 화면을 쳐다보는 생활이 일상인 요즘 운동마저 목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볼 때는 어깨와 가슴을 펴고 고개를 숙이지 않도록 화면이나 모니터를 눈높이까지 올려 맞추는 게 좋다.
목이나 허리 통증이 심하다면 운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휴식과 온찜질, 가벼운 스트레칭 등이 권장된다. 통증이 나아지면 일반적인 스트레칭, 걷기 운동으로 운동량을 서서히 늘려가는 게 좋다.
빨리 걸으면 발 앞을 보게 되지만, 가슴을 펴고 먼 곳을 바라보고 천천히 걸으면 목에 부담이 없다. 신현철 교수는 "천천히 걷기를 꾸준하게 하면 경추 증상을 예방하고 완화하는 데 매우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