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환자 2만6천명...생존율은 췌장암 다음으로 낮아

[사진=Nerthuz/shutterstock]

폐암은 의외로 환자 수가 많다. 2만5780 명의 환자가 발생해 위암, 대장암에 이어 우리나라 암 3위(갑상선암 제외)이다. 남성 암 2위(1만7790 명), 여성 암 5위(7990 명)를 기록했다(2018년 12월 발표 국가암등록통계).

문제는 많은 환자 수에 비해 생존율이 낮다는 점이다. 흔히 완치의 기준으로 삼는 5년 상대 생존율을 보자. 위암은 76.0%, 대장암은 75.9%에 이르지만 폐암은 28.2%에 불과하다.

암에 안 걸린 열 명과 비교했을 때 위암, 대장암은 7~8명이 5년 이상 살지만, 폐암은 2~3 명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국내 10대 암 가운데 췌장암(11.4%) 다음으로 생존율이 낮다.

폐암은 왜 생존율이 낮을까? 폐암은 증상이 없어 뒤늦게 발견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기침이 나도 단순 감기로 오해할 수 있다. 특히 여성 환자 중 90%가 비흡연 폐암 환자임을 감안하면,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은 폐암 인식률이 낮을 수 있다.

'폐암 = 흡연'으로 인식돼 있기 때문에 비흡연 환자는 평소 폐암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암, 대장암은 국가암검진사업으로 위내시경, 대변검사(대장내시경)가 정착화 단계에 있지만, 작년까지 폐암은 이 사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폐암은 암이 폐에서 멀리 떨어진 부위에도 번진 '원격 전이' 상태에서 진단받은 환자의 분율이 40%가 넘는다. 전이가 무서운 이유는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상 수술이 불가능해 주로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에 의존하나 효과가 떨어진다. 폐암은 암 세포가 폐에만 있는 경우 생존율이 64.0%이지만, 원격 전이된 상태라면 고작 6.1%이다.

폐암을 예방하려면 당연히 금연이 필수이다. 간접흡연도 막아야 한다. 담배의 발암물질은 필터를 거치지 않고 담배의 끝에서 바로 나오는 연기에 더 많기 때문이다. 아직도 집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다면 가족을 생각해 금연해야 한다.

최근 전문가들은 비흡연 폐암의 증가세에 긴장하고 있다. 비흡연 폐암은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있지 않지만 연기가 나는 요리 환경,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라돈 등 환경 오염 등에 주목하는 사람이 많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WHO 대기오염 보고서에 따르면 실외 대기오염으로 연간 300만 명, 실내 대기오염으로 350만 명(2012년)이 조기 사망했다. 미세먼지를 피한다고 창문을 모두 밀폐하면 안 된다. 실내와 실외 모두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에는 환기를 최소화하지만 평소에는 실내 공기의 환기가 중요하다. 특히 집에서 요리 중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환기에 신경써야 한다.

차량 이동이 많은 도로변에 있는 집들은 환기가 중요하다. 차량 이동이 적은 시간을 이용하거나, 도로변에 위치하지 않은 창문을 이용해 환기를 해야 한다.

폐암도 오는 7월부터 국가암검진사업에 포함된다. 만 54~74세 남녀 중 폐암 고위험군은 2년마다 폐암 검진을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정한 폐암 발생 고위험군은 30갑년 이상 담배를 피운 사람을 말한다. 30갑년이란 매일 1갑씩 30년을 피웠거나 매일 2갑씩 15년을 피운 경우를 말한다.

여기에 복지부 장관이 폐암 검진이 필요하다고 고시로 정한 사람도 추가된다. 이들은 폐암 검진시 사용하는 저선량CT(컴퓨터 단층 촬영) 검사 비용 중 10%만 부담하면 된다. 약 11만원의 검사 비용 중 1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되는 셈이다. 건강보험료 기준 하위 50% 가구나 의료급여 수급자라면 본인부담금이 아예 없다.

박영식 서울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보통의 폐암은 금연을 통해 줄일 수 있지만, 비흡연자 폐암은 위험요인이 밝혀져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적절한 예방 방법이 없다"면서 "폐암은 진단과정이 복잡하고, 병기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최적의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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