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변 및 흑변(성인)
정의
혈변이나 흑변은 소화관 내부로 출혈이 발생해 항문으로 배출돼 나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화관이란 입에서부터 식도, 위,십이지장, 작은창자(소장), 큰창자(대장)를 거쳐항문까지 이르는 기관을 말하며, 섭취한 음식을 소화시키고 영양소를 흡수한 후 찌꺼기를 대변으로 배설하는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선홍색이나 적갈색 변을 혈변이라고 하며, 자장면 색과 같이 검고 약간 반질거리는 듯한 양상을 보이면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변을 흑변이라고 부릅니다.
흑변은 출혈된 혈액이 소화관 내의 세균에 의해 분해돼 붉은 빛을 잃고 검은 색을 띠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소화관 출혈이 혈변으로 나타날지 흑변으로 나타날지는 출혈의 위치 및 출혈된 혈액의 소화관 내 체류 시간에따라 결정됩니다. 즉, 십이지장과 작은창자의 경계 부위보다상부에서 출혈한 경우에는 작은창자 및 큰창자를 거쳐 항문까지 배출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혈액이 소화관 내의 세균에 노출되는 시간이길어져 흑변으로 나타날 때가 많습니다.
이에 반해 항문에 가까운 작은창자나 큰창자에서 출혈한 경우에는 항문까지 배출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흔히 혈변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위에서의 출혈이라 하더라도 대량 출혈이 발생하면 빠른 속도로 작은창자및 큰창자를 거쳐 혈액이 항문으로 배출되므로 혈변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큰창자 출혈이더라도 출혈양이적어 천천히 배출되면 흑변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혈액이 소화관 내에서 5시간 이내로 머물면 혈변, 14~20시간 이상 체류하면 흑변의 양상을보입니다.
원인
혈변 및 흑변의 원인은 병변의 위치에 따라 식도, 위, 십이지장의 상부위창자관 병변, 대장 병변 및 소장 병변으로 나누어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분류하는 이유는 혈변 및 흑변의 원인 진단을 위해 흔히 내시경 검사를시행하게 되는데, 위내시경으로 알려져 있는 상부위창자관내시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범위가 식도, 위, 십이지장까지이며, 대장내시경으로는큰창자 전체와 작은창자 끝 부분까지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상부위창자관 질병
1)위/십이지장 궤양
위 점막이나 십이지장 점막이 떨어져 나가면서 점막하층이 노출되도록 헐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위산의 과다 분비, 점막 보호능력의 감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합니다.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nonsteroidalantiinflammatory drugs, NSAIDs) 등 약물 부작용으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오목가슴의 통증이 주 증상이지만, 통증 없이 출혈이 발생해 병원을 찾기도 합니다. 보통 흑변을 보이지만, 갑작스러운 대량 출혈인 경우 혈변이나 혈성구토를 보이는 토혈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상부위창자관내시경을 시행해 진단합니다. 위/십이지장 궤양이 발견돼 출혈하고 있거나 노출 혈관이 있어 재출혈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는 즉각 내시경 지혈술을시행합니다. 지혈돼 있고 재출혈 위험도가 낮은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합니다. 위산분비억제제가 주 치료 약제이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있을때는 항균제를 사용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 요법을 시행해야 위/십이지장 궤양의 재발을 예방할 수있습니다.
2)식도 정맥류
간경변증과 같이 문맥압항진증을 가진 환자는 식도 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식도 정맥류는 평상시 증상이 없으며, 파열될 때는 출혈하면서 흑변, 혈변, 토혈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상부위창자관내시경으로 진단합니다.
출혈하고 있거나 출혈 위험도가 높은 식도 정맥류는 내시경 지혈술로 즉각적인 지혈 치료를 시행합니다. 출혈 중인 식도 정맥류의 지혈을 위해 정맥내로 약물을 투여하기도 합니다. 출혈하지않은 식도 정맥류에 대해 출혈 예방 목적의 경구 약물 투여를 할 때도 있습니다.
3)식도-위 접합부 열상
심한 구토 후에 식도-위 접합부가 찢어지면서 출혈이 발생하는상태를 말하며, 말로리-바이스(Mallory-Weiss)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상부위창자관내시경으로진단합니다. 재출혈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는 내시경 지혈술을 시행하고,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비롯한 보존 치료로 대부분 호전됩니다.
4)위암
위암도 출혈해 흑변으로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부위창자관내시경으로병변을 확인한 후 조직검사로 확진합니다. 일단, 위암이 확진되면복부 CT 등 위암의 병기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진행합니다. 매우초기의 위암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내시경 절제술을 시행해볼 수 있습니다. 위에 국한된 병기인 경우 완치목적의 수술을 시행해 위의 일부나 전부를 절제하게 됩니다. 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병기면 항암제치료를 합니다.
2.대장 질병
1)대장 게실증
대장 게실증은 큰창자 벽 일부가 꽈리처럼 오목하게 바깥쪽으로 확장돼 나간 상태를 말합니다. 게실 내부 혈관이 파열되면서 출혈할 수 있으며, 주로 혈변을 보입니다. 대장내시경으로 진단하며, 내시경 중 출혈하고 있으면 내시경 지혈술을시행합니다. 출혈이 멈춘 상태면,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자연적으로 지혈됩니다. 그러나 반복적인 출혈을 보이는 경우도 없지 않으며, 이럴 때는 게실을 포함한 큰창자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2)혈관형성이상
혈관형성이상은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혈관들이 뭉쳐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주로노인에게 발생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아무 증상이 없지만, 간혹파열되면서 혈변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대장내시경으로 진단합니다. 무증상인사람이 대장내시경 도중 혈관형성이상을 발견하면 특별한 치료는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반복적인 혈변 환자가 대장내시경 도중 혈관형성이상을 발견하고, 다른원인 병변이 없다면 혈관형성이상에 대해 내시경 지혈술을 시행합니다. 드물게 매우 큰 혈관형성이상이 발견되기도하는데, 출혈 원인인 경우에는 수술을 하게 됩니다.
3)대장암
직장이나 구불결장과 같이 항문에서 가까운 큰창자에 발생한 암은 혈변을 보이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대장내시경을 시행해 대장암이 의심되는 병변을 발견하면 조직검사로 확진합니다.위암과 마찬가지로 CT 등 병기 확인을 위한 검사 후 병기에 맞게 내시경 절제술, 외과적 큰창자 절제술, 항암제 치료 등을 시행합니다.
4)염증성 장질병
염증성 장질병이란 장에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을 의미하는데, 궤양성대장염및 크론병이 대표적인 질병입니다. 궤양성대장염은 큰창자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으로 미만성의 궤양에 의한혈변과 고름을 동반한 곱변이 주 증상입니다. 크론병은 전 소화관에 궤양이 발생하는 만성 염증인데, 주로 작은창자 및 큰창자에 궤양을 만듭니다. 복통, 설사, 체중감소가 주 증상이지만,창자나 항문 궤양에 의한 출혈로 혈변이나 흑변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단
1.활력징후 평가
혈변이나 흑변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심장박동수 및 혈압 등의 활력징후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 대량 출혈한 경우는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럴 때는 즉각적인 수액 공급및 수혈 등 응급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출혈양이 다소 적은 경우는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의 혈압이나 심장박동수는 정상이지만 갑자기 일어섰을때 심장박동수가 증가하면서 혈압이 떨어지는 기립성저혈압을 보입니다. 출혈 속도가 매우 느리고 출혈양이적을 경우는 심장박동수나 혈압과 같은 활력징후의 변화가 없습니다. 이와 같이 심장박동수 및 혈압의 변화를면밀히 관찰함으로써 출혈량을 짐작하고 응급치료 시행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2.출혈 위치 추정
혈변이나 흑변의 출혈 위치를 추정하는 것은 원인 병변을 진단하기 위해 상부위창자관내시경을 먼저 시행할지대장내시경이나 구불결장경 등 하부위창자관내시경을 먼저 시행할지 결정하는 데 유용합니다. 앞에서 설명한바와 같이 위나 십이지장 등의 상부위창자관에서 출혈한 경우에는 혈액이 작은창자, 큰창자를 거쳐 항문으로배출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므로 흑변을 보일 때가 많습니다.
반면, 큰창자에서 출혈했을 때는 혈변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므로 흑변은 상부위창자관에서의 출혈을, 혈변은 큰창자를 비롯한하부위창자관에서의 출혈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한편, 상부위창자관출혈인 경우에는 혈액에 의해 위창자관 운동이 항진되면서 장음이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흑변 환자에서 복부 청진을 통해 항진된 장음을 확인한다면상부위창자관 출혈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상부위창자관 출혈의 양이 매우 많고 출혈 속도가 빠른 경우는 다량의 혈액이 빠른 속도로 작은창자 및 큰창자를 통과해 항문으로 배출되면서혈변의 양상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약 10%의 상부위창자관 출혈은 이와 같이 혈변으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런 대량 출혈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심장박동수가 증가하고 혈압이 떨어지는 활력징후의 변화를 동반하는예가 흔합니다. 따라서 혈변이더라도 활력징후가 불안정한 경우에는 상부위창자관 출혈일 가능성을 생각해야합니다.
소장 병변으로부터의 출혈은 혈변 및 흑변의 두 가지 양상을 모두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증상으로 작은창자 출혈을 처음부터 추정하기는 쉽지 않으며, 상부위창자관내시경과대장내시경에서 출혈 원인을 찾지 못한 경우에 작은창자 출혈을 의심하게 됩니다.
3.검사법
1) 상부위창자관내시경
입으로 내시경을 삽입해 식도, 위, 십이지장을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위 안에 음식물이 없어야 잘 관찰할수 있으므로 적어도 8시간 이상 금식 후 검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병변을직접 눈으로 관찰할 수 있으며, 이상 소견이 있을 때 조직검사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출혈하고 있는 병변이나 출혈이 멈추었더라도 재출혈 가능성이 높은 병변에 대해 다양한 내시경 지혈술을 시행할수도 있습니다.
2) 대장내시경
항문으로 내시경을 삽입해 큰창자 전체와 작은창자의 끝부분까지를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큰창자 안에 대변이 없어야 잘 관찰할 수 있으므로 금식한 상태에서 설사를 유발하는 약제를 복용해 대변을 완전히없앤 후 검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부위창자관내시경과 마찬가지로 조직검사 및 내시경 지혈술을 시행할수 있습니다.
3) 구불결장경
항문으로 내시경을 삽입해 항문에 가까운 큰창자의 일부분인 항문, 직장및 구불결장까지를 관찰하는 검사로 큰창자의 정결상태가 좋으면 구불결장 위의 하행결장까지 관찰이 가능합니다. 항문가까운 곳에 병변이 있다고 판단될 때 간단히 관장 후 시행할 수 있는 간편한 검사입니다.
4) 캡슐내시경
알약 크기 정도의 캡슐을 입으로 삼키면, 내시경 기능을 가진캡슐이 식도, 위, 십이지장, 작은창자를 거쳐 내려가면서 창자 안의 소견을 사진으로 찍게 되며, 이를나중에 판독하는 검사입니다. 충분한 금식 후 검사하게 되는데, 긴내시경을 삽입하는 것이 아니므로 환자의 불편감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상부위창자관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과는 달리 의사가 직접 내시경을 조작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상 소견이있을 때 그 부분을 반복해 자세히 관찰할 수 없고 조직검사도 할 수 없는 단점이 있어 상부위창자관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으로 출혈부위를 찾지 못할때 작은창자를 관찰하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5) 소장조영술
입으로 조영제를 마신 후 조영제가 작은창자를 따라 내려가는 모양을 엑스선(X-선) 사진으로 찍어 작은창자 병변 여부를 확인하는 영상의학 검사입니다.
6) 풍선보조소장내시경(balloonassisted enteroscopy)
내시경 끝 부분에 풍선을 단 특수한 내시경으로 작은창자까지 깊이 삽입할 수 있으며, 작은창자 대부분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입이나 항문으로 삽입하게되며 상부위창자관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과 같이 조직검사, 내시경 지혈술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시간 전후의 긴 검사 시간이 소요되고 숙련된 내시경의사가 필요해 흔히 시행하지는 않으며, 캡슐내시경으로 작은창자 병변을 발견했는데 조직검사나 내시경 치료(용종절제술, 확장술, 지혈술등)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주로 시행합니다. 2개의풍선을 이용하는 이중풍선소장내시경(double balloon enteroscopy)과 1개의 풍선만 이용하는 단일풍선소장내시경(single balloonenteroscopy)의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7) 밀기소장내시경(pushenteroscopy)
입으로 내시경을 삽입해 밀어서 작은창자 근위부까지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비교적간단하게 할 수 있는 작은창자 검사이지만, 풍선보조소장내시경과는 달리 작은창자의 일부만 관찰할 수 있다는단점이 있습니다.
8) 혈관조영술
혈관 속으로 가느다란 관을 삽입한 후 관을 통해 조영제를 주입해 혈관의 모양을 보는 검사입니다. 출혈하는 혈관이 있을 경우 조영제가 혈관 안에서 바깥으로 새나가는 모습을 보이게 되므로 병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혈관조영술은 검사 당시 출혈하고 있어야 혈관 바깥으로 조영제가 새어나가는 것을 볼 수 있으므로 출혈양이 많고지금 출혈이 지속되고 있을 때 검사를 시행합니다.
9) 적혈구스캔
혈액 성분인 적혈구에 방사선동위원소를 붙인 후 혈관내로 주입하고, 방사선동위원소를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이용해 환자의 전신을 촬영하는 방법입니다. 혈관조영술처럼 출혈이 지속되고 있을때라면 방사선동위원소가 붙은 적혈구가 소화관 안으로 새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병변의위치를 파악합니다.
치료
1.소화관 출혈에 대한 치료법
1) 내시경 지혈술
상부위창자관내시경, 대장내시경 및 구불결장경, 각종 소장내시경 등은 내시경을 이용한 지혈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지혈술의 방법은 다양합니다. 지혈 유도 약물을 출혈 병변 부위에 주입하는 방법, 레이저 등을 출혈 병변에 쏘아 열을 발생시켜 혈관을 응고시켜 지혈하는 응고지혈법, 집게 모양의 클립을 이용해 출혈 혈관을 잡아 지혈하는 것처럼 기계적으로 지혈을 유도하는 방법 등을 주로 사용합니다.
2) 혈관조영술을 통한 색전술
혈관조영술을 통한 색전술이란 출혈 중인 혈관 속으로 가느다란 관을 삽입한 후 관을 통해 코일 등의 혈관을막는 물질을 주입해 출혈 중인 혈관 쪽으로 혈액이 흐르지 못하게 함으로써 지혈하는 방법입니다.
3) 약물 치료 및 수술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출혈 원인을 찾은 상태에서, 원인 병변이약물 치료나 수술을 필요로 하는 병변인 경우에는 적절한 약물 치료나 수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질병별치료법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기술합니다.
2.상부위창자관 출혈 의심 환자의 치료적 접근
상부위창자관 출혈이 의심되는 환자의 진단을 위해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검사는 상부위창자관내시경입니다. 상부위창자관 출혈이 의심되면서 활력징후가 불안정해 대량 출혈로 추정되는 경우에는 즉각적인 응급 내시경 검사를시행해야 합니다.
한편, 활력징후가 안정돼 있어 대량 출혈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면충분한 금식 시간을 가진 후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내시경을 시행합니다. 상부위창자관내시경에서 현재출혈하고 있는 병변이 관찰되거나 지금은 출혈이 멈춘 상태지만 재출혈 위험도가 높은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병변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내시경 지혈술을선택해 시행하고 입원해 관찰하게 됩니다.
출혈이 지속되고 있는데 내시경 지혈술로 지혈이 되지 않는다면 혈관조영술을 통한 색전술을 시행합니다. 색전술로도 지혈에 실패한다면, 수술을 시행해 출혈 혈관을 꿰매거나출혈 부위를 절제해야 합니다. 한편, 상부위창자관내시경에서출혈했을 것으로 보이는 원인 병변이 발견됐으면서 현재는 출혈이 멈춘 상태이고 재출혈의 위험성이 낮아 보이면 내시경 지혈술은 시행하지 않고 약물치료 등 원인 병변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 계획을 수립하면 됩니다.
3.하부위창자관 출혈 의심 환자의 치료적 접근
혈변을 보이면서 활력징후가 안정돼 있고 하부위창자관 출혈이 의심되는 경우 가장 중요한 검사는 대장내시경입니다. 대장내시경에서 병변을 발견한 경우에는 원인 병변의 특성에 따라 내시경 지혈술,약물 치료 및 수술 등 다양한 치료법 중 적절한 것을 선택하면 됩니다. 선홍색의 혈변이면서젊은 환자인 경우에는 항문직장 주변의 병변일 가능성을 우선 생각해 항문에서 가까운 직장 및 구불결장을 주로 관찰하는 구불결장경을 먼저 시행하기도합니다.
혈변을 보이면서 심장박동수가 증가하고 혈압이 떨어지는 등 활력징후가 불안정한 경우에는 상부위창자관으로부터대량 출혈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상부위창자관내시경을 먼저 시행해야 합니다.
상부위창자관내시경에서 원인 병변을 발견한 경우에는 병변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시행합니다. 만약, 상부위창자관내시경에서 특별한 이상 병변이 없는 경우에는 하부위창자관출혈 가능성이 있으므로 대장내시경을 시행합니다. 이때, 활력징후가심하게 불안정해 대량 출혈이 지속된다고 판단되면, 대장내시경 대신 색전술을 위해 바로 혈관조영술을 시행하기도합니다.
4.작은창자 출혈 의심 환자의 치료적 접근
혈변이나 흑변 환자에서 상부위창자관내시경 및 대장내시경을 시행해 출혈 원인 병변을 찾지 못한 경우에는 대량출혈이 아니라면 한 번 더 상부위창자관내시경 및 대장내시경을 시행해볼 수 있습니다. 첫 내시경에서 간과한병변을 찾을 수 있을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반복적인 내시경 검사에서도 원인을 찾지 못했을 때는 작은창자병변에 의한 출혈을 생각해야 합니다. 작은창자에 대한 검사법으로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캡슐내시경입니다.
그런데 작은창자의 일부가 좁아진 협착이 있을 경우 캡슐내시경이 협착 부위에 걸려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는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캡슐내시경 전에 작은창자 협착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해야하며, 간헐적 복통, 체중감소, 복부 수술의 과거력 등 작은창자 협착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소견이 있다면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먼저 시행해 작은창자 협착이나 작은창자 종양 유무를 확인합니다.
작은창자 협착이 없다면, 캡슐내시경을 시행합니다. 캡슐내시경에서 염증이나 종양이 있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면 밀기소장내시경이나 풍선보조소장내시경을 시행해 조직검사한 후 결과에 따라 약물 치료 등을 시행하게 됩니다.
수술을 시행해야 할 병변이라고 판단되면 소장내시경 없이 바로 수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캡슐내시경에서 혈관형성이상 등 내시경 지혈술로 치료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출혈 병변이 발견되면 소장내시경을 시행해내시경 지혈술을 적용합니다. 출혈이 이미 멈춘 상태라면 캡슐내시경 대신 소장조영술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캡슐내시경이나 소장조영술에서 병변이 발견되지 않았으면서출혈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적혈구스캔, 메켈(Meckel) 스캔등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합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검사 후에도 원인을 찾지 못하고 출혈은 지속적으로반복된다면 개복 수술을 시행한 상태에서 작은창자의 이상 유무를 찾아보는 수술중소장내시경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상부위창자관내시경 및 대장내시경에서 병변이 없어 작은창자 출혈이 의심되는데, 심장박동수가 증가하고 혈압이 떨어지는 등 활력징후의 변화가 동반된 대량 출혈이라면 진단과 동시에 색전술을 통한지혈이 가능한 혈관조영술을 먼저 시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