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업무 이메일, 부부관계 좀먹는다

밤낮도, 주말도 가리지 않고 이메일로 회사일을 본다면 정신 건강은 물론 부부관계까지 망가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 공대와 레이히 대학교 등의 연구진은 상근직 노동자 142명과 그들의 배우자를 설문 조사했다. 연구진은 이메일 등 전자적 수단으로 얼마나 업무를 처리하는지 묻고, 커플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그리고 관계의 만족도를 조사했다. 아울러 약 100명의 직장 상사들도 설문에 응했다.

퇴근 후에도 업무 이메일을 검토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느낀 노동자들은 심각한 불안증을 겪었고, 정신적 행복감은 낮았다.

특이할 점은 이메일 처리에 얼마나 시간을 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즉, 온라인에 매달려 있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정신적으로 시달린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근로자 자신에게 국한되지 않았다. 배우자들 역시 행복감과 관계의 만족도가 낮아졌다.

레이히 대학교 리우바 벨킨 교수는 "업무 시간 외 이메일을 완전히 철폐할 수 없다면 적어도 메일 수발신 가능 시간대를 정하고, 예상 가능한 일정을 노동자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들이 업무 시간 외 전자적 통신에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지 않도록 사용자 측이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Killing me softly: Electronic communications monitoring and employee and spouse well-being)는 미국 경영학회의 우수 논문집에 실렸다.

[사진=ellenaz/shutterstock]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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