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입찰 2등급 유지...한시름 놓은 제약계
우리나라 의약품이 베트남 의약품 공공입찰에서 2등급을 유지하게 되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베트남 시장에 안정적으로 의약품을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베트남 정부가 국내 의약품이 공공 의료시설에 공급 입찰하는 경우 2등급을 유지하기로 한 '베트남 공공 의료시설 의약품 공급 입찰' 개정안을 지난달 31일 공고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선 지난 2월, 베트남 정부는 유럽 GMP 인증 등을 토대로 현지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예고하면서 제약 업계가 초비상에 걸렸다. 등급 재조정이 시행되면 2등급이던 한국이 6등급으로 하락해 사실상 입찰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는 의약품 공공입찰 등급을 1~5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등급이 높을수록 입찰에 유리하다.
베트남은 국내 30여 개 제약사가 진출해 있고, 수출 규모만 연간 2000억 원에 달하는 국내 의약품 수출 3위 국가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3월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 베트남 정부에 국산 의약품의 공공입찰 등급 유지를 요청한 데 이어 지난 5월엔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베트남을 방문해 등급 유지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및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 모두 가입한 국가를 2등급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PIC/S는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 기준(GMP)과 GMP 실사에 대한 국제 조화를 주도하는 국제 협의체로 한국, 미국, 유럽연합 등 49개국이 가입돼 있다. ICH는 한국, 미국, 유럽연합, 일본, 캐나다 등이 가입된 약품 인허가 규제 및 국제 협력을 위한 위원회다.
개정안에 따라 PIC/S와 ICH에 모두 가입한 한국은 공공입찰 시 2등급으로 인정받게 됐다. 유럽 혹은 미국 GMP 인증을 받은 국내 제약사는 1등급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2등급의 경우, 개별 제약사별로 직접 베트남 정부의 GMP 평가 및 인증을 받아야 해당 등급에 포함될 수 있다.
식약처는 "이번 개정안이 시행될 때까지 베트남 보건부와 협력 체계를 유지함과 동시에 국내 제약사의 등급 유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며 "향후 베트남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우리나라 의약품이 1등급으로 상향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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