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업은 커뮤니티 케어, 성공할까?

정부 업은 커뮤니티 케어, 성공할까?

보건 당국의 2018년 하반기 중점 추진 과제 '커뮤니티 케어'를 향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한 자리에 모였다.

'보건사회연구' 편집위원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커뮤니티 케어와 보건복지 서비스의 재편'을 주제로 제3회 보건사회연구 콜로키엄을 개최했다.

이날 콜로키움은 김용득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임준 서울시립대학교 도시보건대학원 교수, 김승연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권혜영 서울연구원 연구원이 주제 발표를 맡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등 보건의료계 주요 인사도 축사, 기조 발제로 참여했다.

2026년 초고령화 사회 진입 "커뮤니티 케어는 새로운 기회"

과거 노약자, 장애인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시설에 수용, 감금하던 주된 사회 서비스 모형은 1980-90년대에 이르러 탈(脫)시설을 주장하는 자립 모형으로 변화한다. 2000년대 중반에는 시설의 부당한 간섭에서 벗어난 환자들이 각 가정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돌봄 의존자, 돌봄 인력, 지역 사회의 상호 의존성을 강조하게 된다.

김용득 교수는 "아직 자립 모형도 이루지 못한 우리 사회가 커뮤니티 케어를 통해 상호 의존 모형을 추구하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있다"라면서도 "영국, 미국 등 선진국도 1990년대부터 두 슬로건을 함께 주창해왔다"고 말했다.

김승연 부연구위원은 "커뮤니티 케어를 일찍부터 추진해온 해외 선진국의 공통점은 지금 당장의 사회적 처방을 위해서가 아닌 10, 20년 이후의 초고령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정책을 도입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2026년 초고령 사회 진입을 내다보고 있는 우리 사회도 상호 의존 돌봄을 위한 시동을 걸어야 한다는 것.

임준 교수는 "처음 정책이 제시되었을 때는 오해도 있었지만 최근 정부의 행보를 보면 커뮤니티 케어를 장기적인 전망 속에 만들어 가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고 했다. 김용득 교수는 "커뮤니티 케어를 새로운 노동 인력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 김용익 이사장의 기조 발조에 대해 "커뮤니티 케어는 보건사회 영역의 변화뿐 아니라 정치사회적으로 좀 더 큰 기회일 수 있겠다"고 평가했다.

보건-복지 연계한 지역 돌봄? '엇갈린 상상들'

커뮤니티케어 전문위원회 소속인 김용득 교수는 지난 6월 소위원회를 통해 '3CX3C' 커뮤니티 케어 모형을 제안한 바 있다. 이는 장소로서의 커뮤니티(in the community), 주체로서의 커뮤니티(by the community), 지방 분권화된 커뮤니티(decentralized community)라는 '커뮤니티의 확장'과 치료와 간호, 돌봄, 자립 생활이라는 '케어의 연속성'을 강조한 모형이다.

임준 교수는 일차 의료 역량 강화 관점에서 커뮤니티 케어에 접근했다. 임 교수는 "최근 정부에서 일차 의료 기반 만성 질환 관리 사업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며 "치료 중심의 의료 서비스가 보건소, 건강생활지원센터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건강 관리 서비스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토론과 플로어 발언에서는 커뮤니티 케어에 대한 다양한 기대와 우려가 섞여 나왔다. 플로어에서는 "커뮤니티 케어 역시 사회 취약층을 위한 인권 운동의 하나", "상호 돌봄을 위한 시설을 선택권 차원으로만 보아야 하나" 등 커뮤니티 케어 추진 방향에 대한 발언이 나왔다. 박세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은 "10년 전 '사회 서비스'를 정의할 때 겪었던 어려움이 커뮤니티 케어 논의에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직역 협업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김남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일차 의료 의사를 중심으로 한 만성 질환 관리 사업을 강하게 추진하는 일은 반가운 일"이지만 "지난 수십 년간 해결되지 않은 의료 제공자의 인식 변화, 의료 수익 구조의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최은영 충북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전문 영역 간 불신과 경직성이 크기 때문에 인력 간 호흡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했다.

커뮤니티 케어 추진의 실무를 맡은 황승현 보건복지부 커뮤니티케어추진단장은 "이번 콜로키움을 비롯한 다양한 토론회에서 커뮤니티 케어를 향한 현장의 뜨거운 관심을 느낀다"고 했다. 황 단장은 "국토부, 행정안전부과의 부처 협업, 예산 확보와 법령 정비 방향 점검 등 이번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측면을 개선,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5 second Studio/shutterstock]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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