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생각, 시각화한다
기계로 마음을 읽어 영상화하는 기술이 더욱 정교해졌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연구진은 피험자에게 사람의 얼굴 사진을 보게 한 뒤 그의 뇌파를 측정, 사진 속 얼굴을 재구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뇌의 활동을 기계로 읽어 그 내용을 시각화하는 기술이 개발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존 방식은 기능성 자기공명장치(fMRI)로 뇌 속 혈류를 측정해 시각적 자극을 이미지로 재현했다. 그러나 뇌전도(EEG)를 측정하는 장치를 이용한 새 기술은 기존 방식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기존 기술은 거대한 드럼통 모양의 자기공명장치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고 이동성이 떨어졌으나, 새로 개발된 방식은 헬멧형 장치로 뇌파를 측정하기 때문에 비용도 적게 들고 장치의 이동이 용이하다.
무엇보다 뇌전도 방식을 이용하면 뇌의 활동을 측정하는 간격을 조밀하게 할 수 있다. 자기공명장치는 기껏해야 수초 간격으로 뇌를 촬영했지만, 새 기술은 0.17초 단위로 뇌파를 측정할 수 있다. 따라서 뇌전도 방식을 이용할 경우 뇌가 인식한 것을 보다 상세한 이미지로 재현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개발로 기계로 마음을 읽는 기술이 현실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병원에서 말로 자신의 상태를 표현하기 어려운 환자가 의료진과 의사소통을 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과학수사에도 적용될 수 있다. 목격자의 구두 설명을 아티스트가 몽타주로 스케치하는 대신, 목격자의 뇌파를 측정해 용의자의 생김새를 재구성한다면 그 정확도는 획기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연구진은 향후 연구를 통해 “시각적 자극을 재현하는 것뿐 아니라, 기억이나 상상을 재구성하고 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할 것”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The Neural Dynamics of Facial Identity Processing: insights from EEG-Based Pattern Analysis and Image Reconstruction)는 ‘이뉴로(eNeuro)’ 저널에 실렸다.
[사진= ESB Professional/shutterstock]